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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철강 틈새서 웃다

정상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0.02.02 06:10

수정 2010.02.01 22:45

글로벌 경기침체가 한국, 중국, 일본 3국의 철강생산 명암을 갈라놓았다.

지난 한 해 한국, 일본은 조강생산량이 1998년 이후 사상 최대 감소폭을 기록했다. 특히 일본은 조강생산량이 40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 심각한 내수침체가 그대로 반영됐다.

이에 반해 중국은 내수경기 호황에 힘입어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조강생산 증가율을 기록했다. 지난해 전 세계 조강생산 규모가 12억1971만t으로 전년보다 8% 줄어든 가운데 기록한 것이어서 중국의 성장이 특히 눈에 띈다.

1일 한·중·일 3국의 철강협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일본은 지난해 조강생산량이 8753만t으로 지난 2008년보다 26%나 줄었다.


일본은 지난 1969년 조강생산량 8217만t에 이어 40년 만에 최저 기록. 감소 폭도 1998년 10.5% 줄어든 이후 사상 최대치다. 아시아권에서 가장 큰 폭의 하락세를 기록한 일본은 내수부진 등 장기불황에 따른 철강시장 ‘먹구름’이 걷힐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한국도 10년 만에 조강생산량이 감소했다. 지난해 조강생산량은 9.4% 줄어든 4860만t. 1998년(3990만t) 6.2% 줄어든 이후 최대 폭이다. 하지만 한국은 그나마 ‘선전’한 편이다. 중국, 인도를 제외하고 전 세계 국가의 조강생산 규모가 줄었는데 한국은 감소폭이 가장 작은 편이다. 포스코 등 한국의 주요 업체들이 생산량을 줄이긴 했지만 원가절감 등 선제대응으로 글로벌 경기침체 충격파를 최소화한 것.

중국은 사상 최대 호황을 누렸다. 지난해 조강생산은 5억6800만t으로 전년보다 14% 증가한 것. 당초 예상했던 4억6000만t 수준을 크게 초과한 기록이다. 지난해 중반 이후 중국 열연 내수가격이 18% 상승한 데다 자동차 판매가 급증하는 등 철강 수요가 크게 증가한 때문이다. 이 같은 호황 덕에 중국 철강사들은 풀가동 체제로 전환하면서 중국 조강생산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세계 철강전문지 SBB는 중국의 조강생산량이 오는 2015년 9억t으로 세계 조강생산량 증가분의 72%를 차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지난해 중국은 전 세계 조강생산량의 47%를 차지했다.

심상형 포스코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중국정부가 지난해 재정, 인프라 투자를 확대한 게 올해는 철강 수요로 연결될 것으로 보여 올해도 10% 이내의 성장이 예상된다”며 “고급제품 위주인 일본과 달리 한국은 중국의 성장에 따른 동반 성장효과를 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올해 전 세계 조강생산 규모는 13억t 이상으로 10%가량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중국 철강업의 구조조정이 주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중국 정부는 올해부터 온실가스를 많이 배출하면서 저가제품을 만드는 연산 100만t 이하의 철강공장과 50만t 이하의 특수강 생산업체들을 인수합병시키거나 퇴출시킬 방침이다.

/skjung@fnnews.com 정상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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