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 지 매미가 동시다발적으로 똑같이 우는 이유는?

조성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0.02.02 13:30

수정 2010.02.02 15:10

<정과부 화상에 사진 있음>

한여름밤 매미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울음소리를 내는 원리를 국내 연구진이 밝혀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바이오 및 뇌공학과 조광현 교수팀은 컴퓨터를 활용한 대규모 가상세포 실험을 통해 매미 등 생명체의 동시 행동에 대한 보편적인 원리를 규명했다고 2일 밝혔다.

동시 다발적으로 행동하는 생명체들은 대부분 양성피드백 원리의 영향을 받는다.

양성피드백은 이중활성(double activation) 또는 이중억제(double inhibition)의 구조로 구현된다.

이중활성피드백은 매미끼리 거리가 근접해 있을 때, 이중억제피드백은 서로 거리가 멀 때 안정적으로 신호동기화가 이뤄지게 해주는 역할을 한다.

소리(noise) 교란이 있을 경우에는 이중활성피드백이 진동신호의 주기보다 진폭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이중억제피드백은 연결강도에 불규칙한 변화가 주어졌을 때 일정한 주기와 진폭을 유지시켜준다.


조 교수는 “매미들이 각각 다른 시점에 울음을 시작한 뒤 시간이 흐르면 합창하듯 같이 우는 것은 양성피드백에 의해 서로의 위상(진동주기 구간의 차이)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즉 오케스트라에서 지휘자 없이도 모든 연주가 일정한 박자에 맞춰 이루어지는 것과 같다는 것이다.


이번 연구는 생체내 주기적 진동신호의 동기화가 교란될 때 발생하는 뇌질환 등 여러 질병의 원인을 규명하는 연구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조 교수는 “이번 연구는 기존 생명과학의 난제를 IT융합기술인 시스템생물학(Systems Biology) 연구를 통해 해답을 제시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구결과는 세포생물학 분야 권위지인 세포과학저널(Journal of Cell Science) 온라인판에 최근 게재됐다.


/talk@fnnews.com조성진기자

■용어설명

양성피드백(positive feedback): 서로 연결돼 있는 두 요소 사이에 어느 하나의 변화가 결과적으로 스스로를 동일한 방향으로 더욱 변화시키는 형태의 연결구조를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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