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바지 입은 최고경영자(CEO) 스티브 잡스가 또 다시 일을 냈다. 늘 그렇듯 청바지와 티셔츠 차림으로 전 세계인들에게 애플의 또 다른 야심작인 태블릿 PC '아이패드'를 선보인 것이다. 아이팟, 아이폰에 이어 글로벌 히트작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는 아이패드는 그야말로 전 세계 소비자들의 마음을 흥분시키기에 충분했다. 매번 애플의 신제품이 출시될 때마다 이처럼 소비자들이 출시 카운트다운에 들어가며 열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기존에 없던, 생각지 못했던 뭔가 한 차원 다른 제품이기 때문이다. 흔히들 애플 제품을 '혁신' 그 자체라고 부른다.
우리에게는 지금 애플이 보여준 발상의 전환이 무엇보다 절실할 때다. 남이 개척한 시장을 열심히 추격해 따라잡기 보다는 남보다 한 발 앞서 창조하고 그 아이디어를 실현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러한 발상 전환의 결과, 즉 새로운 개척시장이 가져다주는 부가가치는 실로 엄청나다. 애플은 지난해 4·4분기 870만대의 아이폰을 판매해 4조원에 가까운 영업이익을 냈다. 삼성전자가 이보다 몇 배 많은 휴대폰을 팔아 1조원의 이익을 얻은 것과는 대조적이다.
우리가 바로 이런 창조적 사고의 파워를 경험하려면 무엇보다 기술 리더십 확보에 힘써야 한다. 실제 우리는 세계 4위의 특허 강국이다. 국제특허협력조약(PCT)에 따른 특허 출원 건수가 미국과 일본, 독일 다음이다. 하지만 그 속내를 들여다보면 기쁘지만은 않다. 기술무역 적자는 계속 늘어 2008년에는 30억달러를 돌파했고 우리의 특허기술 수입은 제자리걸음을 면치 못하고 있다. 만년 특허수지 적자국인 것이다.
기술수지 불균형을 타파하고 기술 리더십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다양성'을 고려한 창조형 연구풍토 조성에 힘써야 할 것이다. '선택과 집중'을 통한 경제적 효율성 제고 노력과 함께 기초연구 분야에서 장기적 관점의 창의적인 풀뿌리 연구를 통해 원천기술 확보에 나서야 한다. 정부 주도의 톱 다운(Top-down) 방식과 연구소, 대학 중심의 버텀 업(Bottom-up) 방식이 유기적으로 결합된 연구개발(R&D) 발전전략을 채택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혁신하기 좋은 환경을 위해 대학과 산업계의 연구기반 확립, 효과적인 지식재산권 보호와 부가가치 창출을 위한 효율적인 관리와 질적 육성책 등이 뒷받침돼야 할 것이다. 창조적 발상을 주도할 우수 연구인력 양성책도 지속적으로 마련돼야 한다. 대학들도 기업의 수요를 만족시킬 수 있는 인력 양성에 적극적으로 임해야 할 것이다.
장기적으로는 다양한 교차연구, 협력연구가 진행돼야 한다. 기술혁신은 어느 한 학문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고 전 분야에 걸쳐 진행돼야 한다. 따라서 다양한 학제적 시각을 교차시켜 질과 양에서 모두 풍요로운 연구를 추구하는 통섭(지식의 통합)의 패러다임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국내적으로는 다양한 형태의 산·학·연 협동연구가 진행되도록 해야 한다. 산·산 협력, 연·학 협력 등 다양한 형태의 산·학·연 협력이 일어날 수 있는 혁신환경을 조성하고 산학협력에 따른 세제혜택을 늘려 자발적인 참여가 이뤄지도록 해야 할 것이다.
기술혁신의 글로벌화를 위해 해외 대학이나 연구기관과의 국제공동연구 프로그램에 적극 참여해 범세계적인 기술혁신체제를 구축하는 노력도 필요하다. 우리의 연구개발사업에 해외 유수 연구기관과 인력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해 선진기술을 확보할 수 있는 기회도 확대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꽉 짜인 조직과 체제, 틀에 박힌 방식 등 인간의 창의적인 두뇌회전을 방해하는 모든 것들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도록 더 많은 관용과 다양성, 소통이 가능해질 수 있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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