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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런’만 치는 펀드,마냥 좋을까

펀드 수익률이 시기마다 천차만별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3년 동안 반기별 수익률이 상위 30% 안에 꾸준히 든 펀드는 단 1개에 머물렀다.

펀드 전문가들은 운용사들이 단기 수익률에만 급급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펀드 설정 초기 과열된 투자 열기는 일정 시간이 지나면 식어 안정적인 장기 수익률 확보에 장애가 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파이낸셜뉴스가 2일 증권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의뢰해 지난 2007년부터 지난해까지 6개월 단위로 국내외 주식형펀드 796개의 수익률을 조사한 결과 상위 30% 안에 지속적으로 이름을 올린 펀드는 '한국투자퇴직연금성장증권자투자신탁1(주식)' 밖에 없었다.

이 펀드는 2007년 상반기 52.03%의 수익률로 33위를 기록한데 이어 같은 해 하반기 62위, 2008년 상반기 110위·하반기 39위, 2009년 상반기 19위·하반기 107위를 보였다. 2006년 12월 설정 후 수익률은 71.87%를 기록 중이다.

반면 2007년 상반기 수익률 10위권 안에 들었던 국내 주식형펀드는 지난해 하반기 수익률 10위 안에서 이름을 찾을 수 없었다.

펀드 설정 후 누적 수익률이 아무리 좋아도 진입 시점에 따라 투자자들의 수익률은 다른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삼성투신운용 권상훈 주식운용3본부장은 "펀드 수익률이 아무리 좋아도 가입 시점을 잘못 선택하면 자신의 수익률은 마이너스를 기록할 수 있다"며 "누적 수익률이 좋다고 좋은 펀드라는 것은 잘못된 편견으로 진입 시점에 따라 고른 성과를 내야 좋은 펀드"라고 강조했다.

꾸준한 성과를 내는 펀드를 선택하는 것만큼 안정적인 성과를 내는 운용사 선택도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한국투신운용 정찬형 대표는 "개별 펀드 선택만큼 중요한 것이 흔들리지 않는 확고한 투자원칙을 지키는 운용사를 찾는 일"이라며 "한 번에 대박을 치는 홈런타자보다 꾸준히 3할대를 유지하는 교타자 같은 펀드나 운용사에 돈을 맡기는 게 훨씬 낫다"고 설명했다.


신한BNPP자산운용 김영찬 주식운용본부장은 "증시가 오르든 내리든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는지를 파악하는 데 최소 3년 이상의 펀드 수익률을 살펴봐야 한다"며 "투자자들은 펀드 수익률을 비교해 장기투자 성과가 훌륭한 펀드로 갈아타는 것이 유리하다"고 조언했다.

안정적인 펀드 수익률을 위해서는 운용사의 투자철학도 중요하지만 운용을 담당하는 펀드매니저의 지속성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자산운용업계 한 관계자는 "잦은 펀드매니저 이동은 펀드 운용 방식 및 스타일 변경에 따른 종목 교체로 이어져 펀드 수익구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투자자들에게는 장기투자를 권유하면서 펀드매니저가 수시로 바뀌면 수익률 관리 부실 가능성과 운용책임 소재 불명확성이 높아져 해당 펀드에 대한 부정적 평가가 형성될 수 있다"고 꼬집었다.

/ch21@fnnews.com 이창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