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노후차 세제 혜택 끝나니 ‘작은차 질주’

조용성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0.02.02 17:25

수정 2010.02.02 17:25

새해 들어 국내 자동차시장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경차·소형차의 부상과 그동안 독주태세였던 준대형차 등의 경쟁체제 전환이 그것.

우선 지난해 종료된 노후차 세제지원 혜택을 사실상 거의 받지 못해 그동안 판매가 부진했던 경차와 소형차의 판매가 올해 들어 되살아나고 있다.

아울러 그동안 준대형 시장에서 어떤 경쟁도 허락지 않았던 현대차 그랜저가 만만치 않은 상대(기아차 'K7')를 만나 고전하고 있다.

준대형 시장에서 시작된 경쟁바람은 현대차 '아반떼'와 르노삼성 'SM3', 현대차 '쏘나타'와 르노삼성 'SM5' 등 타 차종으로 확산될 조짐이다. <편집자주>
지난해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노후차 세제지원 혜택을 못 받았던 경차와 소형차들이 금년 들어 상대적으로 약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자동차 판매 순위에서 기아차의 경차인 모닝은 8155대가 팔리면서 1위 쏘나타(1만5362대)에 이어 2위에 올랐다.


지난해 12월 2위를 차지했던 아반떼는 8092대가 팔리며 3위로 밀렸고 3위였던 싼타페는 9위(4767대)로 크게 떨어졌다.

모닝의 판매량은 전월대비로는 3.9%,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서는 25.7%나 증가했다. 기아차의 내수시장 판매량이 전월대비 26.9% 감소한 것에 비춰볼 때 모닝의 약진은 의미가 크다.

현대차의 1.4ℓ급 소형차인 클릭 역시 715대 팔리면서 전월대비 61.4%의 성장세를 보였다. 전년동월 대비로는 85.7% 늘었다. 같은 1.4ℓ급인 소형차 베르나 역시 전월 대비 2.3% 증가한 1075대의 판매량을 보였다. 현대차의 1월 전체 내수판매량이 전달대비 21% 줄어든 것과 대조적이다.

GM대우의 경차인 마티즈크리에이티브도 선전했다. 지난달 3735대가 팔려 전월대비 9.8% 감소한 수치지만 GM대우의 전체 내수판매량이 38.1% 줄어든 점을 감안하면 비교적 선방했다는 평가다.

자동차업계는 이달 내수판매량이 20∼30%가량 줄어들었음에도 불구하고 모닝, 클릭, 베르나 등 경차와 소형차 판매가 늘어난 것은 정부의 노후차 세제지원 제도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노후차 세제지원 제도는 지난해 5월부터 12월까지 시행됐으며 등록된 지 10년이상된 차를 폐차 혹은 양도하고 신차를 구매한 소비자를 대상으로 세금의 70%까지를 250만원 한도 내에서 할인해 줬다.


이 때문에 경차나 소형차보다는 중·대형차 구매자에게 혜택이 많이 돌아갔다. 모닝이나 마티즈의 경우는 세제지원 혜택을 전혀 못 받았고 클릭, 베르나 등의 소형차는 지원액이 미미했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노후차 세제지원 혜택이 없어지면서 동등한 조건에서 경쟁하게 되자 그동안 소외됐던 경차나 소형차의 판매가 활기를 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yscho@fnnews.com 조용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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