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치아에서 나카무라는 경영진의 연구 중단 지시를 무릅쓰고 각고의 노력 끝에 청색 LED 개발에 성공했다. 그가 1979년 입사할 당시 보잘 것 없는 중소기업에 불과했던 니치아는 1993년부터 나카무라의 기술을 제품화해 1990년 말에는 이미 연 매출액이 4억달러에 이르는 LED 분야에선 세계 최고의 회사로 성장했다. 그러나 나카무라가 발명의 대가로 니치아로부터 받은 보상금은 고작 2만엔에 불과했다.
2004년 초 1심인 도쿄지방법원의 판결에 기업들은 경악했고 연구원들은 환호했다. 약 15년간 매출에서 얻은 이익의 50%인 600억여엔이 나카무라 개인의 발명 대가에 해당한다면서 그 일부에 불과한 나카무라의 청구액 200억엔 전액을 지불하라고 판시했기 때문이다. 니치아는 항소했다. 나카무라 사건은 결국 2005년 항소 도중 도쿄고등법원의 권유에 따라 니치아가 8억4000만엔을 지불하는 선에서 합의에 의해 종결됐지만 이후 그 파급 효과는 일본은 물론 한국까지 미쳤다.
일본 연구원들은 자기가 개발한 특허에 대해 상응하는 대우에 눈을 뜨게 돼 정당한 대가를 청구하는 소송이 이어졌고 일본 정부는 관련법을 개정해 직무발명에 대한 ‘상당한 대가’의 지급을 규정하기에 이르렀다.
한국에서도 당시 나카무라 사건과 유사한 분쟁이 삼성전자와 퇴직한 연구원 사이에 벌어지고 있었다. 휴대폰 문자입력 방법에 대한 ‘천지인 사건’이 그것이다. 2002년 8월 1심에서 삼성은 승소했음에도 불구하고 나카무라 사건 1심 판결 직후인 2004년 봄에 거액의 보상금을 주고 합의로 분쟁을 종결지었다. 직원들의 발명에 대해 기업과 분쟁의 소지가 점점 커지자 정부는 2006년 발명진흥법을 개정했다. 특허법에 규정돼 있던 직무발명 규정을 발명진흥법으로 일원화하고 기존 법규에 △직원에게는 직무발명의 완성 사실 통지 의무를 부과하는 한편 △기업에는 통지를 받은 후 4개월 이내에 승계 여부를 알려주도록 하는 조항을 추가하고 △정당한 보상 기준을 마련하며 △분쟁 처리에 분쟁조정위원회에 대한 규정도 신설했다.
기업의 발명은 거의 대부분 직원에 의한 발명이다. 그러므로 기술이 기업 경쟁력을 좌우하는 지금의 경제 환경에서 그 기술의 생산자라 할 수 있는 직원에 대한 정당한 보상 시스템을 갖추는 것은 기업에 있어 대단히 중요한 문제이다. 기술집약적 기업에 있어 직원들의 개발 능력을 극대화하고 그 개발된 기술이 활용돼 기업의 경쟁력을 뒷받침하며 이렇게 얻은 이익이 정당한 보상으로 다시 개발자들에게 돌아가는 선순환을 정착시킬 때 비로소 기업은 탄탄한 성장의 조건을 갖추었다고 할 것이다.
/yskim@leemock.com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