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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포-잠원지구 재건축 ‘봄바람’

김명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0.02.02 21:48

수정 2010.02.03 21:48

서울 서초구 반포·잠원동 일대의 중층 아파트 단지 재건축 사업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서울시가 한강변 주요 재건축 단지를 초고층 복합단지로 재건축하는 내용의 ‘한강 공공성 회복’ 프로젝트를 가속화하고 있는 데다 정부가 재개발·재건축 아파트에 대한 용적률을 법정 상한까지 허용토록 하는 한편 가구수 제한 완화 호재까지 겹치면서 사업성이 개선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이들 지역 재건축 단지들은 새로운 용적률 기준 등을 반영해 앞다퉈 설계변경에 나서고 있고 재건축 추진을 위한 인·허가 절차가 속속 진행되면서 사업 추진이 탄력을 받고 있다.

■재건축 추진 탄력…설계변경 ‘봇물’

2일 현지 재건축조합과 부동산 중개업소 등에 따르면 잠원동 대림아파트 재건축조합은 지난달 30일 조합원 총회를 열어 설계변경 등의 내용을 담은 ‘도시계획심의’ 신청서를 오는 14일 이전까지 서초구청에 접수키로 했다. 잠원동 대림아파트는 절차가 제대로 진행될 경우 오는 4월까지는 사업인가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앞서 인근 반포2동 신반포1차 재건축조합은 지난달 28일 임시이사회를 열었다.
이 조합은 지난해 12월 임시총회를 열어 신규 조합장과 이사를 선임했다.

특히 반포 래미안퍼스티지와 반포자이 등 주변 저층 아파트 단지의 재건축 사업이 완료돼 이들 단지의 시세가 크게 오르고 있는 것도 기존 중층 재건축 단지 조합원들의 심리를 자극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2005년 관리처분인가를 받은 후 ‘정중동’상태였던 대림아파트의 경우 지난달 30일 조합원 총회에서 전체 637가구 가운데 460명 정도가 참석한 가운데 설계변경안이 일사천리로 통과됐다.

반포동 터미널공인 김희진 실장은 “재건축·재개발 사업에서 조합원들의 동의를 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면서 “재건축을 통해 준공된 반포자이와 반포 래미안퍼스티지 등의 아파트값이 크게 오르면서 조합원들이 재건축 필요성을 크게 느끼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잠원동 대림아파트 이영미 조합장은 조합원들에게 보낸 공문을 통해 “초과이익환수와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받지 않아 유리한 상황”이라면서 “‘내진설계’ 등 새로운 규제가 나오기 전에 사업을 최대한 빨리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밀도제한 규제 완화 ‘폭풍’

더욱이 그동안 사업의 발목을 잡았던 ‘가구수 제한(1.421배)’ 규제가 풀리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가구수 제한’은 종전 가구수의 1.421배 이내까지만 일반분양 물량을 배정할 수 있다는 규정이다. 당초 이 규제 아래서는 ‘소형 의무비율’을 적용하면 일부 조합원은 재건축 때 오히려 면적을 줄여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기 때문에 조합원들이 재건축에 반대를 해왔다.

반포동 신반포1차 조합의 한 관계자는 “분양면적 배분이 불평등하다며 재건축에 반대했던 105㎡, 109㎡ 소유자들이 찬성으로 돌아섰다”면서 “밀도제한 규제가 완화된 것이 엄청난 파급 효과를 불러오고 있다”고 말했다. 더욱이 용적률을 278%로 유지해도 일반분양분이 늘어나 사업성이 크게 개선된다.

■재건축 탄력 여파 시세 치솟아

이처럼 재건축 사업이 급물살을 타면서 반포·잠원동 일대 재건축 아파트 가격도 고공행진하고 있다. 신반포1단지 109㎡는 시세가 지난해 12월 19억원에서 최근 22억원까지 치솟았다.

터미널공인 김 실장은 “보름 전에 12억5000만원에 매매된 한신2차 115㎡는 현재 13억5000만원에 매물이 나와 있다”면서 “한신4차도 같은 면적이 11억원에서 12억5000만원까지 올랐다”고 전했다. 이 아파트의 경우 지난해 말 5억원대 초반에서 거래되던 59㎡는 현재 6억원대로 뛰어올랐다.

김 실장은 “적은 자본으로 투자할 수 있는 5억∼6억원대 소형 재건축 아파트 거래가 많이 이뤄지고 있다”면서 “현재는 전체 1188가구 가운데 매물이 1∼2개밖에 없을 정도로 매물이 거의 자취를 감춘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2005년 당시 관리처분을 받지 못한 한신2·4·6차 등 잠원동 중층아파트 단지의 재건축은 ‘재건축초과이익환수법’이 완화되지 않는 한 진행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신반포1차 조합 한 관계자는 “추진위 단계에서부터 가격 상승분을 세금으로 내야 하는 만큼 사업을 오래 끌어온 조합은 수익성이 그만큼 줄어드는 셈”이라면서 “규제를 완화하는 내용의 법안 개정을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mjkim@fnnews.com 김명지기자

■사진설명= 서울시가 한강변 주요 재건축 단지를 초고층 복합단지로 재건축하는 내용의 '한강 공공성 회복' 프로젝트를 가속화하는 가운데 서초구 반포동과 잠원동 일대 중층 아파트 단지의 재건축 사업이 탄력을 받고 있다.
이로 인해 아파트값도 들썩이고 있다. 반포2동 신반포1차아파트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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