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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투자’ 쏠리는 돈

이창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0.02.04 05:20

수정 2010.02.03 22:30

투자시계가 짧아지고 있다. 주식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단기투자 시장으로 자금이 쏠리는 모습이다.

단기 고수익을 추구하는 주식워런트증권(ELW), 주가연계증권(ELS)에 돈이 몰리고 자산관리계좌인 랩어카운트(Wrap Account) 상품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3일 한국거래소와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ELW 일평균 거래대금은 지난달 1조4055억원으로 지난해 12월 1조1668억원에 비해 2387억원 늘었다. 지난해 1월 일평균 거래대금에 비해서는 1조원 가까이 증가했다.

최근 증시가 박스권 장세를 보이며 하락장에서도 수익을 낼 수 있는 ELW상품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며 거래규모가 증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우리투자증권 최창규 연구위원은 "글로벌 금융시장 패닉으로 주가가 예상치 못한 수준까지 급락하면서 하루에만 몇 배씩 변동폭을 보이는 ELW 상품이 속출하고 있다"며 "특히 최근에는 주가가 폭락할수록 차익이 큰 풋(put) 상품이 인기"라고 말했다.

ELS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과거보다 낮은 수익률을 제시하는 상품이 많지만 최근 발행 규모가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2008년 12월 1000억원대까지 줄었던 발행 규모는 지난해 6월 1조원대를 회복한 이후 1조1000억원대에서 1조4000억원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발행된 ELS는 총 606건으로 역대 두번째로 많았다.

최근 발행되는 ELS는 공모와 사모의 비중이 각각 4대 6 정도로 사모 발행은 대부분 개별 증권사의 브라이빗뱅킹(PB)센터 등 고액자산가들을 주로 상대하는 지점의 요청으로 이뤄진다.

고객이 돈을 맡기면 증권사의 자산관리전문가가 고객의 투자성향에 따라 자산배분과 운용, 투자자문 서비스를 제공하는 랩어카운트 시장도 몰라보게 커졌다.

지난해 11월 18개 증권사의 일임형 랩어카운트 계약금액은 20조9564억원을 기록했다. 2008년 12월 11조8447억원에 비해 1년 사이 9조1117억원이 늘었다.

단기성 랩어카운트인 머니마켓랩(MMW)의 계약 증가로 기업어음(CP), 환매조건부채권(RP) 등 유동성 자산에 대한 운용 비중이 크게 증가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채권형펀드에도 단기성 투자 성격의 사모 설정액이 급증하고 있다. 지난해 채권형펀드 전체 증가액 15조원 가운데 사모 설정액은 12조1639억원으로 81.1%를 차지했다.


동부증권 박진수 자산관리컨설팅팀장은 "경기와 증시의 불확실성으로 중장기 투자가 위축되면서 투자시계가 짧아지고 있다"며 "안전자산을 선호하는 투자자들은 은행예금이나 머니마켓트러스트(MMT)에 관심을 보이고 고수익을 추구하는 투자자들은 투자기간이 1년 이내로 짧고 구조화된 상품에 투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ch21@fnnews.com 이창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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