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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비용 원인” 탓하더니 이마트도 TV광고 하네

최갑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0.02.04 06:05

수정 2010.02.03 22:38

신세계 이마트가 최근 대형 마트 간 가격경쟁에 불을 지핀 가격할인정책을 홍보하는 TV 광고를 내보내면서 '말 바꾸기' 논란이 일고 있다.

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지난 1일부터 '국민 여동생' 문근영을 모델로 기용한 TV 광고를 공중파를 통해 방영하고 있다.

문근영이 앵커로 출연한 뉴스 프로그램 형식으로 제작된 이 광고는 설 콘셉트에 맞춰 이마트 선물세트가 가격과 품질 면에서 우수하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마트는 지난달 7일 '365일 좋은 상품을 항상 싸게 판다'는 가격인하정책 선언을 한 지 한달이 다가오자 전국적인 홍보가 필요하다고 판단, 파급력이 큰 방송매체를 통해 광고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광고가 나가자 경쟁업체들은 발끈하는 분위기다.

경쟁업체들이 문제 삼은 것은 지난해 3월 이마트가 홈플러스의 TV광고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취했기 때문이다.


당시 이마트는 'TV광고 등 비용을 최소화해 보다 품질 좋은 상품의 가격을 낮춰 소비자에게 혜택을 돌려드리는 할인점의 책임을 다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라며 홈플러스를 겨냥한 문구를 전단 광고에 게재한 것.

경쟁업체의 TV광고가 상품가격 인상 요인이라고 지적한 지 1년도 안 돼 이마트가 말 바꾸기를 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이마트 광고는 한마디로 '이현령비현령'(耳懸鈴鼻懸鈴·귀에 걸면 귀고리, 코에 걸면 코걸이)식"이라며 "자기들이 광고 안 할 땐 비난하고 정작 광고를 할 때는 합리화시키는 자세는 업계 1위로서 아쉬운 부분"이라고 말했다.

반면 이마트측은 불필요한 오해라는 입장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올 초 시작한 가격인하정책을 신문광고로만 홍보하다 보니 지방에는 이 사실을 모르는 소비자들이 많았다.
그래서 공중파를 통해 전국에 알릴 필요가 있었다"며 "광고비용도 전단광고를 없애면서 축적한 비용으로 대체한 것뿐"이라고 밝혔다.

이어 "연간 전단광고 비용과 비교해 TV광고는 5분의 1 수준"이라며 "더욱이 현재 4가지 콘셉트로 몇 개월 정도만 방영할 계획이라 비용은 더 줄어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A유통업체 관계자는 "이마트가 비용 효율성 등을 내세우지만 결국 '남은 안 되고 나는 된다'식의 얄미운 전략을 펼치는 것"이라며 "이번 논란은 한계점에 다다른 대형 마트 시장에서 서로 고객 뺏기 싸움을 벌이는 게 근본적 이유"라고 지적했다. .

/cgapc@fnnews.com 최갑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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