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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대통령, 쌀소비 촉진 재차 강조 배경은?

전용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0.02.04 10:49

수정 2010.02.04 10:48

이명박 대통령이 또다시 쌀 소비 촉진 문제를 들고 나왔다.

이 대통령은 4일 서울 가락본동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에서 열린‘제45차 비상경제대책회의’에서 “정부가 쌀을 싸게 공급하는 방법을 찾아봐야 한다”면서 “그게 소비를 촉진하는 길”이라고 말했다. 이날 비상경제회의 주제는 최근 경제여건 점검 및 소프트웨어 강국도약 전략이었지만 이 대통령은 회의에 앞서 참석자들과 환담 도중 다과로 준비된 떡이 화제가 되자 쌀 소비 촉진을 재차 언급한 것이다.

이 대통령은 “정부가 (비축미를) 3년간 보관했다가 싸게 내놓는데 미리 내놓으면 되지 않느냐”면서 “정부가 하니까 그냥 정해진 대로 하는데 민간 기업이 하면 원가나 보관료를 생각해서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또 “옛날에는 비가 오면 농사가 되고 비가 안오면 농사가 안됐기 때문에 보관을 오래 해야 했다”면서 “그러나 지금은 그런 것은 없다. 천수답 시대와 똑같은 생각으로 정책을 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이 쌀 소비 촉진을 강조한 것은 이명박 정부 출범 초기로 올라간다. 이 대통령은 취임 직후인 지난 2008년 3월 첫 수석비서관 회의를 주재하면서 “연간 쌀 보관료가 6000억 원이나 되는데 이런 보관비용을 감안하면 묵은 쌀값을 낮춰 기회비용의 개념으로 처리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며 “쌀값이 비싸다는 설명이 있는데 적극적인 사고를 갖고 대처하는 것이 좋다”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 9월, 인천 강화 소재 쌀국수 생산업체를 찾아 비상경제대책회의를 열고 “국내 쌀 수요가 계속 감소하고 있는 상황에서 연간 16만t에 달하는 쌀 잉여량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소비 진작 방안을 서둘러 강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정부는 즉각 가공용 쌀 공급가격을 30% 낮추고 쌀 제분공장 설립을 추진하는 등 밀가루 시대에서 쌀 전성시대로 바꾸기 위한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쌀 국수사리를 넣은 설렁탕이 등장했고 쌀라면과 쌀 막걸리가 인기를 끌고 있다.

그럼에도 이 대통령이 이날 재차 쌀 소비 촉진을 강조한 것은 대통령의 의지만큼 정부 정책이 뒷받침되지 않는 것에 대한 불만을 우회적으로 나타낸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쌀 보관료’ 문제는 정부 출범 초기부터 지적했지만 아직도 제대로 해결이 되지 않고 있다는 게 이 대통령의 판단인 셈이다.

/courage@fnnews.com전용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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