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1700 넘으면 펀드 2차 환매대란 경보

이창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0.02.04 17:39

수정 2010.02.04 17:39

펀드 2차 환매 대란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해 국내 주식형펀드에서 7조7300억원의 환매가 지속된 데 이어 올해 들어서도 1월에만 1조7000억원이 넘는 금액이 펀드에서 빠져나갔다.

특히 지난 2007∼2008년 코스피지수 1700선에서 가입한 적립식펀드의 경우 3년 만기가 다가오는 올해 상반기에 자칫 지난해보다 더 큰폭의 환매가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 적립식펀드는 지난 2006년부터 본격적인 성장세를 보이며 설정액이 급증했다. 일반적으로 3년 만기 정기예금에 익숙한 투자자들은 적립식펀드 만기도 3년으로 한 경우가 많다. 적립식펀드 만기가 되면 투자자들은 한 번쯤 펀드 환매와 환매된 자금의 재투자에 대해 고민하게 된다.


2006년 13조원 수준이었던 적립식펀드 규모는 지난해 3월 46조2000억원까지 증가한 이후 지속적인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코스피지수대별 유입 금액을 살펴보면 1700선 이상에서 25조2000억원의 순유입이 이뤄졌으며 이 중 80.1%가 적립식펀드에 몰렸다.

2007년 6월부터 2008년 3월까지 유입된 20조8000억원이 향후 복병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이때 유입된 자금은 매월 불입했을 경우 지수가 1700선을 넘으면 10∼25% 수익을 거둘 수 있다. 당시 코스피지수는 1700∼2000선을 유지했다. 3년 만기로 가입했을 경우 만기는 올해 상반기부터 시작된다. 펀드 환매 대란의 우려가 커지는 이유다.

현대증권 배성진 펀드연구원은 "지수가 1600선 초반 또는 그 이하에서는 주식형펀드로의 신규자금 유입이 지속되면서 증시 수급에 단비 역할을 하겠지만 1700선 이상에서는 적립식펀드의 환매로 지수를 압박할 것 "이라면서 "외국인이 적극적인 매수에 나서지 않을 경우 기관의 수급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적립식펀드의 만기는 적금 만기처럼 투자가 끝나는 시점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매달 일정시기에 자금이 이체되는 것이 끝나는 것을 의미한다. 자신이 직접 투자금을 입금하지 않는 한 기존의 투자된 자금만 자산운용사에 의해 운용된다.
만기 이전에 환매할 경우 부담해야 하는 환매수수료를 내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뜻한다.

만약 기존 계좌를 연장하고 싶으면 만기 전에 판매사에 연락해 만기를 연장할 의사를 밝혀야 한다.


동부증권 박진수 펀드연구원은 "주식을 분할매도하는 것처럼 펀드도 분할 환매가 가능하다"며 "자금의 여유가 있는 투자자는 환매시점을 분할해 위험을 분산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ch21@fnnews.com 이창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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