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대기업

STX 이라크 30억弗 플랜트 수주

윤휘종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0.02.04 18:02

수정 2010.02.04 18:02

강덕수 STX그룹 회장이 최근 이라크에서 잇따라 발생한 폭탄테러를 뚫고 이라크 정부와 대규모 플랜트 수주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해 화제다.

이라크 정부는 강덕수 회장의 이 같은 ‘용기’를 높이 평가해 추후 이라크의 전후 복구 사업에 STX그룹이 다양한 방법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알려졌다.

4일 STX그룹에 따르면 강 회장은 지난달 27일(이하 현지시간) 이라크 바그다드를 방문해 누리 알 말리키 이라크 총리와 이라크 남부 바스라주에 일관공정 제철단지 및 가스복합화력발전소 건설을 위한 양해각서 체결을 주도했다.

당시 이라크에서는 연쇄 폭탄테러가 발생해 치안상태가 불안했다. 지난달 25일에는 바그다드의 호텔 3곳에 자살 폭탄공격이 감행됐다. 이로 인해 41명이 숨지고 주 이라크 한국대사관의 유리창이 깨지는 피해를 입었다.


지난달 24일에는 바그다드 남부구역에서는 폭탄테러로 시아파 순례객 4명이 사망하고 10명이 부상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강 회장이 말리키 총리를 만난 지난달 27일에도 정부 청사에 폭탄테러가 발생해 이라크 내무부 건물이 피해를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폭탄테러 위험이 커지자 그룹 참모진은 강 회장에게 총리 방문을 연기할 것을 건의했다. 그러나 강 회장은 이라크 총리와 만나야 추후 이라크의 전후 복구사업 기회를 찾을 수 있다며 방문을 강행했다.

이 자리에서 강 회장은 말리키 총리와 함께 STX중공업과 이라크 산업광물부 간의 30억달러 규모에 이르는 일관공정 제철단지 및 가스복합화력발전소 건설을 위한 MOU 체결을 지켜본 뒤 이라크 전후 복구 사업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그룹 관계자는 “이라크의 전후 재건사업 시장은 약 1000억달러를 웃돌 것으로 추정된다”며 “테러 위험을 무릅쓰고 이라크 총리를 만나 현지 관료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었으며 향후 재건사업에 다양한 기회를 잡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한편 STX중공업은 이번 MOU 체결로 이라크 남부 바스라주에 연산 철근 120만t, 형강 60만t, 열연판재 120만t 등을 생산하기 위한 제선, 제강, 압연시설을 갖춘 총 300만t 규모의 일관공정 제철단지 및 500㎿ 규모의 가스복합화력발전소 건설을 턴키방식으로 수행하게 된다.

시설물 완공 후 운영은 이라크 산업광물부 산하의 국영 철강회사인 SCIS가 맡게 된다.

이라크는 도시 재건과 인프라 구축으로 인해 연간 철강 수요가 800만t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며 향후에도 수요가 급격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 현지 제철소 구축이 절실한 상황이다.

또 STX중공업이 건설할 가스복합화력발전소는 500㎿의 전기를 생산해 300㎿가량은 제철단지에 공급하고 나머지는 도시에 공급함으로써 이라크의 고질적인 전력난 해소에 기여할 계획이다.


STX그룹 관계자는 “이번 방문을 계기로 이라크가 추진 중인 발전, 화공, 정유, 인프라 건설 등 다수의 이라크 재건사업 플랜트 수주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yhj@fnnews.com 윤휘종기자

■사진설명= STX그룹은 이라크 남부 바스라주에 총 30억달러 규모의 일관공정 제철단지 및 가스복합화력발전소를 건설한다고 4일 밝혔다.
지난달 27일 이라크 바그다드를 방문한 강덕수 STX그룹 회장(왼쪽)이 누리 알 말리키 이라크 총리와 전후 재건사업 등 협력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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