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교육일반

[대학 포커스] ‘산·학·연·관’ 협력 서울산업대

노정용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0.02.04 18:12

수정 2010.02.04 18:12

■가상현실로 ‘JUMP!’..나노기술로 ‘GO GO’

서울 공릉동 서울산업대(총장 노준형) 내에 위치한 서울테크노파크. 지난 2008년 말 문을 연 이 곳은 서울산업대가 '산업대'라는 학교 특성을 활용해 산(産·기업)-학(學·대학)-연(硏·연구소)-관(官·서울시)의 4자 협력모델을 만들어가고 있는 첨단 기술 연구단지다.

서울테크노파크는 서울산업대가 부지 8만3907㎡(2만5381평)를 무상으로 출연하고 서울시에서 600억원을 들여 만들었다. 지하 1층, 지상 12층의 건물 1동과 반도체 클린룸(FAB)을 갖춘 부속 연구실 1동으로 구성돼 있다. 현재 전자부품연구원(KETI)과 생산기술연구원 등 국책연구소를 비롯해 정보기술(IT) 기업 19곳, 나노기술(NT)과 바이오기술(BT) 기업 18곳 등 56개 기업이 입주해 있다.

노 총장은 "서울테크노파크는 산·학·연·관 협력에 의한 지역혁신의 거점 구축과 첨단산업에 대한 연구개발(R&D)의 허브로 자리잡기 위한 서울산업대의 중심 리서치 파크입니다. 정부는 연구개발비 투입과 장비 구축을, 서울시는 시설 인프라를, 서울산업대는 산업단지를 조성할 부지를 제공함으로써 이뤄졌고 앞으로는 대학의 연구 인력과 장비를 투입해 신성장 동력을 만들어 나갈 것입니다"고 말했다.


불암산이 내려다보이는 조용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연구개발에만 전념할 수 있는 기업들은 벌써부터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 대표적인 성과가 U-미래공간연구센터(센터장 고일두·건축학부 교수)의 3차원 가상현실 기반 체험형 공간인 '디지털 스튜디오'와 서울테크노파크에 입주한 기업들이 집단창작으로 만든 '마이크로시스템 패키징(MSP)' 기술. '디지털 스튜디오'는 3차원 그래픽을 기반으로 실시간 랜더링이 가능한 시뮬레이터 서버와 3면에 설치된 3.81m(150인치)의 대형 스크린·영사기·입체 사운드 등을 이용해 관람자를 가상현실 속으로 빠져들게 한다. 특히 기존의 마우스나 키보드 대신 톡톡 건드리면 조작이 가능한 멀티 터치 테이블을 적용해 재미를 배가시켰다.

장동영 서울테크노파크 원장은 "컴퓨터가 제공하는 다양한 형태의 콘텐츠를 3차원 공간에서 자유롭게 움직이면서 실감나게 보고 느끼고 조작하도록 돼 있어 컴퓨터 세계가 우리 주변을 감싸고 그 세계 안에 우리가 존재하는 것처럼 느끼게 해준다"고 설명했다.

국내 최초로 개발해 현재 특허 출원 중인 이 디지털 스튜디오는 아파트 모델하우스, 역사문화시설 및 유적지, 전시관 및 과학관, 각종 홍보체험관 등에 적용하면 현장감 있는 체험과 학습이 가능하다. 실제로 모 건설사가 주택문화관에 이 시스템을 도입해 인테리어 가상 체험관을 꾸며 방문객들로부터 큰 호평을 얻었다고 한다.

또 '마이크로시스템 패키징'은 반도체와 IT산업 전 분야의 상품 제조에 필수적인 기술로, 반도체 등의 마이크로 부품을 외부 장치와 연결한 후 외부의 물리적 충격에 충분히 견딜 수 있도록 완전 밀봉 포장해 주는 기술이다. 서울테크노파크에 입주한 기업 일부와 대학·연구소 21곳이 머리를 맞대는 집단 창작으로 만들어냈다. 이 기술을 적용하면 현재 사용중인 휴대폰·디지털카메라·휴대용 게임기의 크기를 30% 정도 줄일 수 있다고 한다.

서울테크노파크는 MSP 기술을 활용해 레이저 활용 웨이퍼 절단 장치를 비롯해 첨단장비 6건과 공정기술 13건을 국산화하는 데 성공했다. 웨이퍼 절단 장치는 삼성전자의 일부 양산품목에 이미 적용하고 있으며 인쇄회로기판의 전기배선이 제대로 이루어졌는지를 검사하는 '싱글프로브'와 반도체 표면의 이물질을 제거하는 '원거리 플라스마' 장비는 세계 기술과 겨뤄도 손색이 없다는 평가다.

서울테크노파크 조성사업의 핵심 프로젝트 중 하나인 '나노정보기술(NIT) 연합대학'은 서울산업대가 자랑하는 프로그램이다. 대학 및 학과간 벽을 허물고 운영하는데다가 국내 최초의 나노기술(NT)·IT 융합기술 특성화 대학 프로그램이기 때문이다. 'NIT 연합대학'은 소속 대학에서 3학년까지 공부한 뒤 서울테크노파크의 지원을 받아 1년간 집중교육을 받는 '3+1 시스템'으로 운영되고 있다.

교육 방식도 토론식 수업, 프로젝트 중심, 현장실습 등으로 차별화돼 있으며 강의의 30%는 현장과 연구소에서 실시하고 20%는 외부교육과 어학교육에 집중한다. 기업체 박사급 전문가, 참여대학 교수, 연구소 전문연구원, 해외 협력기관 박사급 인력의 교수진이 참여해 맞춤식 교육을 진행하는 게 특징이다.

노 총장은 "NIT 연합대학 졸업생의 대부분이 삼성전자, 하이닉스, 엠코테크놀로지코리아를 비롯한 첨단 대기업에 취직하는 성과를 거두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136명을 배출했으며 5기째를 맞는 2010학년도에는 9개 대학 40명의 학생들이 참여합니다"고 말했다.

서울테크노파크는 현재 기업과 대학, 연구시설을 대규모로 집적시켜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테크노 폴리스'를 조성하고 있다. 공원(파크)에서 도시국가(폴리스) 수준으로 규모를 확대하는 이 프로젝트는 서울산업대, 한국전력 중앙교육원, 원자력의학원이 협력해 조성하는 새로운 형태의 혁신클러스터이기도 하다. 한국전력은 최근 이사회를 열고 한전교육원 부지(3만1417㎡·9500평)에 연면적 2만3000㎡(7000평)의 '스마트그리드(지능전력망) 연구센터'를 구축하기로 결의했다.
이에 따라 2014년 테크노 폴리스가 완성되면 스마트그리드 전시체험관, 한전 연구센터, 기업 입주가 이뤄질 예정이다.

/noja@fnnews.com 노정용기자

■사진설명=서울산업대는 올해로 개교 100주년을 맞아 새로운 비상을 꿈꾸고 있다.
서울산업대의 산(産)·학(學)·연(硏)·관(官)의 4자 협력모델로 관심을 모으고 있는 서울 공릉동 서울테크노파크 앞에서 학생들이 힘차게 점프하고 있다. /사진=박범준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