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경제

美 ‘운전 공포증’ 확산

송계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0.02.04 22:16

수정 2010.02.04 22:16

【로스앤젤레스=강일선특파원】 도요타자동차의 가속페달 리콜서비스가 이번 주말부터 실시될 예정인 가운데 도요타차를 갖고 있는 미국인들 사이에 운전을 하지 못하겠다는 극도의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레이 러후드 미 교통부 장관이 3일(현지시간) 아침 의회 청문회에서 "리콜 대상의 도요타 차량은 서둘러 서비스를 받고 운전하지 말라"고 경고하면서 불안감이 일대 공포감으로 바뀌었다.

러후드 장관은 파문이 확산되자 "내가 말하려 했던 것은 리콜 차량을 소유하고 있거나 차량에 의심이 있다면 딜러에게 차량을 맡겨 서둘러 수리하라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도요타 차량의 중대 결함에 대해 상세한 정보를 듣게 된 소비자들은 불안감을 떨쳐 버리지 못하고 있다.

얼마 전 렉서스 차량의 급발진으로 4명의 교통경찰관 가족들이 사망한 사건이 불거지고 운전자의 통화 내용이 인터넷을 통해 급속히 전파되면서 도요타 차량에 대해 의혹을 갖고 있던 소비자들에게 교통부 수장의 이 같은 발언이 곧바로 큰 충격으로 다가온 것이다.

자서전 작가인 로렌 픽스는 " 러후드 장관의 발표를 들었을 때 나는 체육관에 있었다.
사람들은 그 소식을 듣고 매우 놀라워 했다. 나는 내 차(도요타 차량)를 운전할 수 없었고 어떻게 집에 가야할지 걱정스러웠을 뿐이었다"고 회고했다.

뉴욕에 거주하는 마리아 키레시는 "예쁜 코롤라 차량을 갖고 있지만 무서워서 운전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 차를 지난해 11월 구입했다고 말했다.

노스캐롤라이나에서 빵굽는 일을 하고 있는 트레비스 홀(31)은 이제 도요타 차를 타기가 겁난다고 실토했다. 아내와 4세된 어린이의 가장인 그는 집에서 직장까지 왕복 23㎞ 정도가 된다고 했다. 홀은 안전을 생각해 구입한 지 1년 6개월밖에 되지 않은 도요타 툰드라 트럭은 가급적 출퇴근용으로만 사용하고 가족들을 태우고 다닐 때에는 현대 싼타페를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도요타차 딜러들도 폭주하는 도요타차 소유자들의 서비스 문의와 항의 때문에 고통스러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지아주 도요타차 샌디스프링스대리점을 운영하고 있는 앤디 필립스는 "서비스 문의 전화 때문에 미칠 지경"이라면서 "리콜대상 차량이 아닌데도 차를 가져가라며 항의와 욕설을 퍼붓는 사람도 있다"고 말했다.

미 교통부는 지난 2일 도요타 차량의 전자 트로틀 장치에 대해 조사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돼 소송이 제기된 건수는 최소 17건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속도로교통안전국(NHTSA)도 성명을 통해 도요타 리콜 대상 차량을 갖고 있는 사람들은 가능한 한 빨리 딜러에 차를 맡겨 수리를 받으라"고 권고했다.


현재 가속페달과 관련해 리콜 대상이 된 차량이 북미지역에서만 무려 560만대에 이른다.

페달과 관련해 리콜대상이 된 도요타 차량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라브4 2009∼2010년형, 2010년형 하이랜더, 2008∼2010년형 세코이아, 2009∼2010년형 코롤라, 2005∼2010년형 아발론 세단, 2007∼2010년형 캠리 세단, 2009∼2010년형 매트릭스 해치백, 2007∼2010년형 툰드라 트럭이다.
렉서스 모델의 경우 2007∼2010년형 렉서스 ES350, 2006∼2010년형 렉서스 IS250, 2006∼2010년형 렉서스 IS350 등이다.

/kis@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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