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박스=유럽발 쇼크...수출,경상수지 악영향

김홍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0.02.05 16:02

수정 2010.02.05 16:17

유럽발 쇼크에 따른 달러화 강세로 5일 원달러 환율이 19.0원 폭등하고, 우리나라의 부도 위험을 나타내는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도 전날보다 9bp 급등한 117bp를 기록하는 등 국내 금융시장이 요동쳤다.

이번 쇼크는 그리스, 포루투갈, 스페인 등 유로존 국가들의 재정문제에서 비롯됐으며 단기간에 해결이 쉽지 않다는 측면에서 글로벌 경기 위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글로벌 금융위기에서 벗어나고 있는 세계 경기가 다시 위축될 경우 우리나라는 수출 등에서 타격이 우려된다.

■유럽발 쇼크에 환율 폭등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전날보다 19.0원 오른 1169.90원에 마감됐다. 이는 지난해 12월29일(1,171.20원) 이후 최고수준이며, 지난해 11월27일(20.20원) 이후 가장 큰 상승폭이다.

외환시장 관계자들은 미국과 유럽 등 해외 증시 급락과 글로벌 외환시장에서 달러화 강세로 인해 원·달러 환율이 급등세를 나타낸 것으로 분석했다.
그리스, 포루투갈, 스페인 등 유로존 국가들의 재정부실 우려가 가장 큰 원인으로 작용하면서 중장기적으로 환율 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특히 그리스의 경우 재정적자 비율이 국내총생산(GDP)의 12.7%로 유럽연합(EU) 국가들의 권고치(GDP의 3% 이내) 보다 4배 이상 높다. 그리스는 재정적자 감축계획을 발표했지만 현실적으로 적자를 줄이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포루투갈과 스페인도 그리스 보다는 적자 비율이 크지 않지만 재정적자가 심각한 수준이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그리스, 포르투갈, 스페인 등 3나라의 재정적자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유로존 국가들의 신용불안으로 유로화 약세에 따른 달러화 강세가 이어질 수 밖에 없다”면서도 “다만 최근 국제통화기금(IMF) 총재가 그리스에 대한 지원 의지를 표시하면서 재정적자 문제가 어느정도 해소될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수출·경상수지 등 악화우려

우리나라의 부도 위험을 나타내는 CDS 프리미엄도 전날보다 9bp 급등한 117bp를 기록했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외국환평형기금채권(5년물)의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117bp로 전일보다 9bp 급등했다. 지난달 11일 76bp까지 내려가면서 영국 등 선진국 보다 낮았던 것과 비교하면 20여일 만에 50% 넘게 오른 것이다. CDS 프리미엄은 외화표시로 발행한 채권의 부도 가능성에 대비해 책정되는 신용파생거래 수수료로, 수치가 낮을수록 대외 신용도가 좋아진 것으로 볼 수 있다.

한은 관계자는 “우리나라의 재정위기가 심각한 수준이 아니지만 그리스 등 유로존 국가들의 재정적자 우려가 커지면서 CDS프리미엄이 상승한 것으로 분석된다”면서 “이들 국가들의 재정적자 문제는 단기간에 해결될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외부 충격이 있을때마다 CDS 프리미엄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유럽발 쇼크가 글로벌 경기 위축으로 이어질 경우 수출과 경상수지 등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수출은 지난달에 전년동월대비 47.1% 증가하면서 모처럼 회복세에 들어섰는데 세계 경기가 위축될 경우 감소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다.
특히 고유가로 수입액이 늘고 있는 상황에서 수출이 감소할 경우 1년만에 적자로 돌아선 무역수지가 더 악화되고, 경상수지도 목표(150억∼170억달러) 달성이 어려워 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hjkim@fnnews.com김홍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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