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사설] 정부 제약산업 육성책 성공하려면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0.02.07 17:43

수정 2010.02.07 17:43

정부가 신약개발에 발벗고 나섰다. 앞으로 5년 내 2조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하기로 한 것이다. 또 바이오 제약산업을 신성장동력 산업 중 하나로 선정해 연구개발(R&D) 투자에 대한 세액공제를 세계 최고 수준인 20%로 확대키로 한 것이다. 정부는 이와 함께 복제약에 대해서는 더 이상 큰 이익을 기대할 수 없도록 선발 복제약의 마진을 30%까지 인하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개발에는 인센티브를 주되 안정적 수익원인 복제약 마진을 줄여 업계 스스로 벤처정신과 혁신마인드를 갖도록 하겠다는 뜻이다.



신약개발은 성공할 경우 높은 수익을 창출하지만 막대한 투자비와 오랜 투자기간이 소요되는 고위험 사업이다. 그러다 보니 대부분 영세한 국내 제약사들은 신약개발은 외면하고 투자비가 크게 소요되지 않는 복제약 생산에 주력하거나 건강보조식품 또는 이익이 큰 음료사업에 치중하고 있다. 손쉬운 사업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얻을 수 있으니 신약개발은 뒷전으로 밀릴 수밖에 없었다.

전 세계 의약품시장 규모는 2008년 현재 7731억달러나 된다. 한국이 주도하는 세계 메모리반도체 시장(456억달러)의 17배에 이른다. 지난 6년새 연평균 8.4% 성장세를 보여왔던 세계 의약품시장 규모는 2020년이면 1조30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러나 국내 제약산업 총생산액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1.3%인 13조9000억원으로 세계 시장에서 겨우 1.5%를 차지하고 있을 뿐이다.

국내 제약회사 숫자는 무려 874개에 이른다. 그러나 업체당 평균 생산액은 157억원에 불과하고 완제의약품 생산기업 가운데 생산규모가 500억원 미만인 기업이 전체의 73.6%에 이를 정도로 규모가 작다. 실정이 이러다보니 신약개발 연구개발 투자비 비율은 매출액 대비 5%에 그쳤다.
심지어 국내 10대 제약기업의 R&D 투자비를 모두 함해도 세계 최대 제약사인 화이자(76억달러)의 2% 수준밖에 안될 정도다. 업계에서는 정부가 제시한 '당근'이 약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지만 첫술에 배부를 수는 없는 일이다.
업계 스스로 안일한 경영 방식에서 탈피해 세계 시장으로 도약하려는 의지를 보여야 정부 정책도 빛을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