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산은 최후통첩..금호 구조조정 이번주 분수령

금호아시아나그룹의 구조조정 작업이 전면 중단되고 법정관리로 넘어갈 가능성이 제기되는 등 이번주가 금호그룹 구조조정의 최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금호그룹의 구조조정을 주도하는 산업은행에서 자금지원의 전제조건으로 약속한 오너 일가의 사재출연 확약안이 도출되지 않을 경우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과 신규자금지원 중단, 이행각서상 경영권을 보장하지 않겠다고 최후통첩을 보냈기 때문이다.

약속이 지켜지지 않을 경우 법정관리도 불사할 수 있다는 입장인데 이는 산은의 경영정상화 방안에 동의하지 않는 일부 재무적투자자(FI)들까지 압박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경영권 보장철회 최후통첩

민유성 산은금융지주 회장 겸 산업은행장은 지난 6일 "채권단에 보유 계열사 주식의 처분 위임권을 넘기기로 한 데드라인(7일)을 지키지 않을 경우 그동안 약속했던 워크아웃과 자율협약, 신규 자금지원, 이행각서상 경영권 보장 등의 약속을 철회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금호산업의 주채권은행인 우리은행은 보유 중인 대우건설 주식을 담보로 설정하는 절차를 진행 중이며 이를 토대로 신규자금 2800억원을 지원키로 결정했다. 하지만 오너 일가의 책임이행에 대한 확약안이 나오지 않아 자금집행이 어려운 상황이다.

오너 일가의 경영권에 대한 욕심으로 금호그룹은 물론 협력업체들의 줄도산까지 이어질 가능성마저 우려되고 있다. 민 회장은 "오너일가들 간 경영권 분쟁이 복잡하게 얽혀 있는 데다 법적으로 주식을 소유한 개인이기 때문에 합의를 종용할 뿐이지 이를 구속할 수 없다"면서 "회사가 부도났을 때 자금회수 우선순위는 채권단인데 오너들이 경영권 확보 생각에 판단을 잘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채권금융기관협의회는 오너 일가의 책임이행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9일로 예정된 금호타이어에 대한 1000억원의 신규자금 지원중단과 함께 향후 금호석유화학에 대한 워크아웃에 돌입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최악의 경우 금호그룹에 대한 모든 구조조정 작업을 중단하고 법정관리에 넘길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민 행장은 "오너 일가가 이날(7일)까지 책임을 이행하지 않은 만큼 8일 채권단회의를 개최해 합법적인 범위 내에서 할 수 있는 강력한 조치를 진행시킬 것"이라며 "법정관리도 고려 대상 중 하나"라고 압박했다.

■법정관리시 모두가 손해

민 행장의 법정관리 시사발언은 금호그룹 오너 일가의 책임이행과 더불어 현재 산은 경영정상화 방안 수정안에 반대하고 있는 FI들에 대해서도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보낸것으로 분석된다.

산업은행은 당초 재무적투자자들이 보유한 대우건설 지분을 주당 1만8000원에 매입하고 나머지 잔여 채권 중 원금은 무담보 채권과 동일한 조건으로, 이자 부문은 원금의 2분의 1 수준으로 차등 출자전환하는 방안을 제안한 바 있다.


그러나 산업은행이 최근 이자 부문에 대해 1.7대 1(기존채권자 원금) 수준으로 완화해주겠다고 수정 제안한 상태이지만 아직까지 재무적 투자자들은 수용 여부에 대한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다. 레버리지를 높여 자금을 유치한 일부 FI들은 차라리 법정관리 돌입을 주장하고 있다. 만약 법정관리로 가게 되면 금융채권과 상거래채권을 합해 법원의 채무조정 결정에 따를 수밖에 없어 상거래채권자들과 관계자의 대거 손실이 불가피하다.

/toadk@fnnews.com 김주형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