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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차 ‘품질경영’.. MK 리더십 빛났다

조영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0.02.08 06:35

수정 2010.02.07 21:58

도요타 리콜 사태로 인해 정몽구 현대·기아차 회장의 품질경영이 새삼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 1999년 현대자동차 회장으로 취임한 이후 정 회장은 줄곧 ‘품질’이란 단어를 입에 달고 살 정도로 자동차 품질의 중요성을 강조해 왔다.

한국의 작은 자동차 회사에 불과했던 현대·기아차가 세계 5위 생산업체로 성장한 데는 정 회장의 품질경영이 큰 힘이 됐다.

정 회장은 취임 이후 현대차 리콜사례가 빈발하자 지난 2002년 품질총괄본부를 신설했다. 생산과 영업, 애프터서비스(AS) 등 부문별로 나뉘어 있던 품질관련 기능을 한 곳에서 집중 관리토록 한 것이다.

정 회장은 당시 “브랜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소비자들이 믿고 탈 수 있는 자동차를 생산하는 것이며 그 기본은 품질”이라고 했다.
또 “품질은 제품의 근본적인 경쟁력인 동시에 고객의 안전과 감성적 만족에 직결되는 요소이며 우리의 자존심이자 기업의 존재 이유”라고 기회가 될 때마다 품질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또 정 회장은 매년 국내외 공장을 방문할 때마다 “품질만큼은 무엇과도 타협할 수 없다는 각오로 다시 한 번 품질의 중요성을 새롭게 다져달라”고 당부했다.

정 회장의 이같은 품질경영은 시간이 지나면서 결실을 보기 시작했다.

미국의 대표적인 시장조사 전문기관인 JD파워의 신차품질조사(IQS)에서 현대차의 순위는 2000년 34위에서 2003년 23위, 2004년 7위로 수직 상승했고 2006년에는 벤츠, BMW, 도요타 등을 제치고 3위로 올라섰다.

당시 미국의 자동차전문지 ‘오토모티브뉴스’는 이를 두고 ‘사람이 개를 물었다(Man bites Dog)’, ‘지구는 평평하다(The Earth is flat)’고 표현, 현대차 품질의 비약적인 발전에 찬사를 보냈다.

하지만 정 회장은 이에 만족하지 않고 지난 2008년 ‘실질품질 3년 내 세계 3위, 인지품질 5년 내 세계 5위’를 의미하는 ‘GQ(Global Quality)-3·3·5·5’를 목표로 ‘창조적 품질경영(Creative Quality Management)’을 선포하고 제2의 품질경영에 나섰다.

결과는 대성공. 현대차는 지난해 6월 미국 JD파워의 IQS에서 일반 브랜드 부문 역대 최고점인 95점을 획득, 1위에 올랐다.

일본 차에 비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던 내구품질도 크게 개선됐다.

JD파워의 2009년 내구품질조사(VDS)에서 현대차는 닛산과 폴크스바겐을 제치고 일반 브랜드 6위에 올랐다.

정 회장은 품질경영은 올해 초부터 다시 핵심 경영화두로 주목받고 있다. 도요타 리콜 사태가 일파만파로 확산되자 정 회장은 다시 품질의 고삐를 잡아당긴 것이다.


정 회장은 지난 1일 이현순 부회장 등 고위 임원들이 참석한 경영전략회의에서 “도요타 사태의 원인과 진행 상황 등을 면밀히 조사하는 한편 현대·기아차에선 절대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점검하라”고 당부했고 현대·기아차는 특별점검팀을 구성, 1차협력업체부터 품질 재점검에 나서기로 했다. 정 회장의 선제적 품질경영이 현대차에 다시 한번 도약의 기회를 가져다줄지 관심이 쏠린다.


/fncho@fnnews.com 조영신기자

■사진설명= 품질을 중요성을 역설해 온 정몽구 회장의 '품질경영'이 도요타 리콜 사태 이후 재조명되고 있다. 정 회장이 지난해 8월 미국 기아차 조지아공장을 방문, 품질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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