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금호 협력사 자금난 일단 숨통

윤휘종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0.02.08 17:39

수정 2010.02.08 17:39

금호아시아나그룹 채권단과 금호아시아나그룹 대주주가 계열사 주식담보 제공에 대해 극적으로 합의함에 따라 금호아시아나 협력업체들이 '줄도산' 위기에서 벗어나게 됐다.

그러나 금호산업, 금호석유화학, 금호타이어 등 주요 계열사의 협력업체가 수천개에 달하는 데다 체불된 자금 규모도 적지않은 것으로 알려져 금호아시아나 협력업체들은 여전히 설 자금 압박에 시달릴 것으로 우려된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금호아시아나그룹과 채권단이 그룹 오너 일가가 보유 중인 금호석유화학 주식 등 계열사 주식 일체를 채권단에 담보로 넘기기로 합의함에 따라 10일께부터 금호아시아나 협력업체들에 대한 자금이 풀릴 것으로 예상된다.

금호산업 중소협력업체 대표자모임 대표를 맡고 있는 송진무 능원건설 회장은 "지난해 12월과 지난 1월에 체불된 금액도 많은데 이달에도 공사대금 등을 못 받게 되면 중소기업들은 대부분 쓰러질 것"이라며 "그러나 다행히 채권단과 오너 일가가 합의점을 찾아 자금난에 다소 숨통이 트일 것"이라고 말했다. 송 회장은 "극적으로 합의가 이뤄진 만큼 더 이상의 집회나 단체행동 없이 업무에 복귀해 열심히 일을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날 금호산업 중소협력업체 임직원 200여명은 서울 신문로에 위치한 금호아시아나그룹 본사를 찾아가 현관을 점거하고 농성을 벌였다.
이들은 "금호산업이 법정관리에 들어가게 되면 수많은 협력업체들이 연쇄도산할 수밖에 없다"며 오너 일가의 신속한 사재 출연을 요구했다.

금호산업의 경우 하도급 공사 및 자재 납품을 했다가 결제가 지연되고 있는 협력업체는 840여곳이며 피해금액은 6080억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들 협력업체에 종사하는 근로자는 약 15만명에 체불임금은 6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호산업뿐 아니라 금호석유화학, 금호타이어 등 금호아시아나의 주요 계열사 협력업체들까지 합치면 수천개 중소기업들이 채권단과 금호아시아나 대주주 간의 책임이행 공방으로 도산의 위기에서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다.

이날 채권단과 금호 오너 일가의 전격적인 합의로 당장의 위기는 넘겼지만 협력업체들에 대한 자금집행이 중소기업들의 '설 자금 수요'를 충당할 수 있을 수준인지는 의문이다. 금호산업 협력업체들은 대부분 자산 100억원대 안팎의 중소기업들로 작은 곳은 10억원대 규모의 기업들도 있다. 금호산업이 이들 협력업체에 체불한 금액은 지난해 12월과 지난 1월에 총 2800억원 규모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호산업 협력업체 한 관계자는 "10일부터 자금이 풀린다는 얘기를 들어 그나마 안심은 되지만 얼마나 풀릴지, 모든 기업들에 풀릴지 등에 대한 정보가 없다"며 답답함을 호소했다.


특히 금호아시아나의 직접 하청업체가 아닌 2차 협력업체들은 직접 하청업체로부터 다시 자금을 받아야 하는 입장이어서 속을 태우고 있다.

한 2차 협력업체 관계자는 "먼저 협력업체에부터 자금이 풀리면 우리 같은 2차 협력업체들은 설 이전에는 돈을 만져보기 힘들 것 같다"며 "채권단과 금호아시아나 오너 일가의 힘 겨루기로 애꿎은 중소기업들만 죽게 생겼다"고 불만을 보였다.
업계에서는 이미 금호산업의 2개 업체가 부도로 쓰러진 것으로 알려졌다.

/yhj@fnnews.com 윤휘종 예병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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