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우측보행,글로벌 문화 정착] (2) 뒤죽박죽 횡단보도

김두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0.02.08 17:48

수정 2010.02.08 17:48

사람이 걷는데 굳이 좌측·우측 보행을 구분해야 할 특별한 이유는 없다. 그러나 현대사회는 안전 사고가 많이 발생하고 따라서 이 같은 사고를 줄이며 혼란을 방지하기 위해서라면 적합한 보행문화 정착은 필요한 일이다.

그래서 우측보행이 오는 7월부터 전면 시행되는 것이지만 아직 시민들의 인식은 낮다.

서울시청 앞에 있는 서울광장. 이곳에는 지하철 1호선에서 나오는 출구 2곳과 동쪽 을지로쪽과 연결하는 횡단보도 1곳, 남쪽으로는 북창동을 연결하는 횡단보도 1곳이 있다. 또 서울광장과 덕수궁을 연결하는 횡단보도는 하루종일 사람 왕래가 잦은 곳이다.

8일 오전 출근시간에 맞춰 1시간가량 보행 질서를 유심히 살펴봤다.
우측보행과 좌측보행이 혼재돼 있었다. 우측보행을 하는 이들도 있었으나 출근시간에 쫓겨서인지 좌·우 관계 없이 걷는 시민들이 대다수였다.

이어 광화문 사거리로 자리를 옮겼다. 광화문 사거리는 횡단보도가 사방에 있는 곳으로 어쩌면 횡단인파가 국내에서 제일 많은 곳인지도 모른다. 이곳의 출근 표정은 서울광장보다 더 혼잡했다. 오전 9시 출근시간에 임박해서인지 통행모습은 더욱 복잡했다. 좌·우측 보행이 혼재돼 있었다.

이처럼 좌·우측 보행이 섞이다 보니 혼란이 가중되고 이로 인한 사회적 손실 또한 적지 않다는 사실은 쉽게 짐작할 수 있다. 그러나 이들 횡단보도에서는 출근시간이 지나면 웬만큼 우측보행이 지켜지고 있다. 통행 문화에 대한 인식 제고가 시급하다는 사실을 일러준다.

“수십년 습관을 갑자기 바꾸라고 하면 그게 쉬워요? 세살 버릇을 어떻게 고치느냐”는 게 특히 노인들의 하소연이다.

또 “좌·우측 보행은 차도와 인도가 구분 없는 골목길이나 지방도로에서 보행자 편리를 위해 도입된 개념인데도 일제의 잔재라는 등 이상한 논리로 접근하는 특정인들의 의도가 궁금하다”는 의견부터 “좌측통행 시행으로 잘못된 게 있느냐”고 우측통행을 반대하는 의견도 없지 않았다.

그러나 사람의 보행은 편리성과 안전성을 높이기 위해 인체특성과 일치하는 방행으로 우측보행으로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다수였다. 회사나 관공서 건물을 들어갈 때 회전문은 어디를 가나 우측보행이고 횡단보도를 건널 때도 우측보행이 지켜지면 그만큼 안전성이 확보된다. 횡단보도 보행 때 우측보행을 하면 차량도 우측통행을 하기 때문에 좌측통행 때보다 안전거리가 그만큼 더 많이 확보되기 때문이다.


이처럼 보행자가 위험에 가장 많이 노출될 가능성이 높은 횡단보도에서조차 우측보행의 당위성을 설명해주는 플래카드는 고사하고 스티커 한장 부착된 모습을 찾아보기란 힘들었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나서 적극적으로 홍보활동을 펴고 있다고는 하지만 이처럼 실생활에서는 눈에 띄지 않는 것이다.


한편 주무부처인 국토해양부는 보·차도에서의 우측통행 원칙 확립을 위한 관련법 개정과 함께 교과서 수정·보완도 이뤄졌다고 밝혔다.

/dikim@fnnews.com 김두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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