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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태 한국정보화진흥원장 “ICT활용 일자리 창출할 시기”

스마트폰, 인터넷TV(IPTV)와 같은 모바일 융합형 정보통신기술(ICT) 기기들이 급속히 확산되면서 국가 정보화의 중심축도 모바일·스마트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다.

국가·공공정보화의 싱크탱크로 국가정보화의 큰 틀을 짜는 한국정보화진흥원(NIA)은 미래지향적 정보화로 선진사회를 실현하고 국민행복을 구현하겠다는 정책목표를 내세우고 있다.

김성태 한국정보화진흥원장은 세계 최고의 한국 ICT와 활용방법을 세계에 전파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개최국가인 우리나라의 국격(國格) 향상을 이끌어내고 있는 중심인물이다.

김성태 원장을 만나 우리나라의 ICT 잠재력을 이용한 국격 제고 방안과 국가 정보격차 해소, 정보화를 통한 사회통합의 전략을 들어본다.

대담=임정효 정보미디어부장

―국가정보화의 새로운 마스터플랜이 필요하다는 요구가 높은데 어떤 전략을 갖고 있는지.

▲강력한 ICT 잠재력을 보유한 우리나라가 ICT를 전략적으로 활용한다면 경기침체 극복, 사회적 갈등해소 같은 현재의 국가적 위기 상황을 극복할 수 있다. 이는 글로벌 경제의 새로운 주도세력으로 부상할 수 있느냐를 결정하는 일이기도 하다. 지금까지는 우리나라가 ‘정보화의 꽃’을 피우는 시기를 보냈다. 하지만 앞으로는 정보화의 과실을 거둬야 한다고 본다. 그동안 정보인프라 구축 같은 하드웨어 중심 정보화에 주력해 왔지만 이제부터는 ICT를 활용해 사회통합, 일자리창출, 녹색성장 등을 추구하고 궁극적으로 세계적으로 지식기반경제 모범국가가 돼야 한다. 한국정보화진흥원은 그동안 단순히 정보를 이용하던 전략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해 정보 활용을 극대화할 수 있는 전략을 세워 나갈 것이다.

―전자정부나 ICT의 활용도를 높일 구체적인 전략이 있다면.

▲세계는 △신종 바이러스 출현 △원유가 급등 △자연환경 변화에 따른 재난재해 등 과거에 예측하지 못했던 새로운 위협요소는 우리 사회를 자연재해나 전염병, 사회분열로 인한 피해 같은 불확실성을 높이고 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데 ICT를 활용하면 훨씬 효율적이고 빠른 대처가 가능하다. ICT 기반의 국가 미래예측 인프라는 정책 수립 시 미래예측 관련 정보의 체계적 수집-분석-예측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다. 대규모 데이터의 생성·축적·관리뿐만 아니라 데이터 웨어 하우스, 시뮬레이션, 데이터 마이닝 등 정보의 다차원적 분석으로 객관적 미래예측도 가능하게 만들었다. 대규모 집단지성을 통해 개인의 지식, 경험, 통찰력 등을 한데 모을 수 있는 기반도 제공한다. 한국정보화진흥원은 이런 정보활용 전략을 국민들의 관점에서 수립하고 집행해 나갈 것이다.

―우리나라의 전자정부나 ICT 인프라는 세계 최고라고 자랑하는데 이를 우리나라의 글로벌 위상을 높이는 데 활용할 방법이 어떤 게 있는지.

▲최근 아랍에미리트연합(UAE)에 대규모 원전 수주가 세계적 화제가 됐었다. 그러나 원전수주의 뒤에 ICT의 강력한 지원이 있었던 것은 잘 알려지지 않은 것 같다. 경쟁국가였던 프랑스보다 우위에 있는 우리나라의 전자정부 운영 경험을 UAE에 제공하기로 약속했던 것이 원전을 수주하는 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 ‘세계 최고의 전자정부 구현국가’라는 우리나라의 브랜드는 돈으로만 보면 사실상 수조원 이상의 가치가 있다. 우리나라는 유엔의 원조를 받던 나라에서 원조를 제공하는 국가로 바뀐 세계 유일의 국가다. 올 연말 우리나라에서 G20 정상회의가 열리는데 이 자리는 과거와 달라진 우리나라의 위상을 세계에 보여줄 수 있는 기회다. 대부분의 저개발 국가는 단순한 예산 지원보다는 개발경험을 전수하거나 기술지원 같은 것을 원한다. 저개발 국가를 대상으로 정보화 컨설팅, 기술개발 지원 등 ‘IT 홍익정신’을 구현하면 G20 정상회의 의장국으로서 저개발 국가와 선진국 사이에서 그 이해관계를 중재하고 이끌어 갈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ICT는 우리나라가 세계의 주도권을 잡아갈 수 있는 가장 효율적인 도구라고 본다.

―눈을 국내로 돌려보면 세계 최고 전자정부 인프라 위에서 활용할 수 있는 정보가 턱없이 부족하다는 평가가 있다. 대안이 있는지.

▲맞는 지적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그동안 여러 사이트에서 흩어져서 제공되던 전자정부 서비스를 한곳에서 원하는 대로 찾아볼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국가 대표포털 구축 1단계 사업’을 완료하고 지난 1월 28일부터 서비스를 시작했다. 국민이 알고 싶어 하는 정보를 주제별로 서비스 흐름에 따라 한눈에 일목요연하게 볼 수 있도록 화면의 구성과 검색기능을 강화한 점이 색다르고 미니위키피디아, 개인별 맞춤화된 홈페이지(My e-gov)를 통해 국민들이 좀 더 친숙하게 전자정부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다. 또 1999년부터 지금까지 정부가 총 7400억원 이상 예산을 투입해 구축해 놓은 국가데이터베이스(DB)를 민간 포털에서 스마트폰이나 다양한 ICT 기기로 활용할 수 있도록 ‘국가DB포럼’도 만들었다. ‘국가DB포럼’이 정보를 표준화하고 민간이 활용할 수 있는 정보들을 가려내면 스마트폰으로 버스정보를 활용하고 특허나 세금 관련 각종 정보도 민간에서 보다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게 될 것이다.

―한때 ICT가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는데 영향이 적다는 지적이 있었다. ICT 기반 일자리 창출에 대한 복안을 갖고 있는 게 있다면.

▲ICT를 활용한 일자리 창출과 해외진출의 두 가지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정보화 컨설턴트 사업을 계획 중이다. 앞에서도 말했듯이 전자정부와 정보화를 주요 수출품목으로 키우려는 노력을 하고 있는데 이는 단순한 상품을 파는 게 아니어서 수출대상 국가의 정부업무에 대한 컨설팅부터 시작해야 한다. 해외에 나가 정보화 컨설팅을 담당할 수 있는 전문 컨설턴트를 키워 낼 생각이다. 정보화 컨설턴트는 국가정보화를 해외에 수출할 수 있는 첨병이 되는 것이고 젊은 ICT 인재들에게는 세계로 진출할 수 있는 매력적인 일자리가 될 것이라고 본다.

―한국정보화진흥원은 한국정보사회진흥원과 한국정보문화진흥원이 통합해 새로 출범했는데 조직 융합은 성과적으로 추진되고 있는지.

▲2개 기관이 통합되면 조직이 불안정한 문제가 생긴다. 그래서 한국정보화진흥원은 ‘선통합 후융합’의 단계적 방식으로 기관 융합을 추진했다. 또 통합과 동시에 인사부서의 장을 정보문화진흥원의 인력으로 임명, 조직 간의 갈등요인을 적극적으로 해소하고 새롭게 참여하는 인력들을 위한 배려도 신경을 썼다. 이런 덕에 지난해 한국정보화진흥원 노조는 민주노총을 탈퇴하고 ‘노사화합 공동선언’을 하는 등 노사가 함께 손잡고 노력해 상호신뢰와 상생의 정신을 바탕으로 노사가 혼연일체가 됐다. 이런 결과로 지난 1월 기획재정부에서는 공공기관별 고객만족도 평가결과 한국정보화진흥원은 고객만족도 점수는 전년대비 6점이나 향상한 91.5점으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앞으로 더 가족친화적이고 직원이 행복할 수 있는 문화를 조성해 외부고객뿐 아니라 고객의 행복을 창조하는 우리 직원들도 더욱 행복한 직장을 만들 생각이다.

■ 김성태 한국정보화진흥원장은..

김성태 한국정보화진흥원 원장은 지난 90년대 중반 우리나라에 초고속인터넷망이 깔리는 단계부터 국가정보화 및 전자정부 구축을 주도한 한국 정보화의 산 증인이다.

초고속정보통신 기반 시범지역사업 추진협의회 위원장과 한국지역정보화학회 회장을 시작으로 2001년 전자정부특별위원회 위원을 맡아 세계 최고 수준인 우리나라 전자정부의 밑그림을 그리고 서비스 개발을 지원했다.

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전자정부 프로젝트 정부대표,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 정책자문위원, 국가정보화전략실무위원회 위원, 국가미래정책포럼 국가미래정책연구원장 등을 두루 역임했다.


부드러운 카리스마를 지닌 인물로 행정학과 정치학에 대한 폭넓은 지식을 바탕으로 다양한 행정업무와 정보통신기술(ICT)을 결합해 행정 효율성을 높이는데 탁월한 성과를 올렸다.

김 원장은 평소 역사서적을 주로 읽는다. 역사 속에서 미래를 기획할 수 있는 혜안을 찾을 수 있다는 게 김 원장의 지론이다.

■ 약력

△57세 △경남 창원 △경남고, 서울대 영어과 △미국 위스콘신 메디슨대학 정치학 석사 △미국 조지아대학 행정학 박사 △성균관대 국정관리대학원장, 행정대학원장 △제11대 정보사회진흥원장 △초대 한국정보화진흥원장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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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구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