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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금 선호 종목,저평가주·가치주 집중 매수

김한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0.02.09 06:05

수정 2010.02.08 22:19

연기금이 지난달 26일 이후 10일(거래일 기준) 연속 순매수를 보이면서 연기금 매수종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연기금이 통상 저가일 때 매수해 차익을 얻는 것을 고려하면 연기금의 투자패턴을 따라가는 것도 좋은 전략이라고 조언한다.

■저평가종목 집중 매수

연기금의 위력은 보통 상승장보다는 하락장에서 발휘된다. 특정 종목이 적정가치보다 싸다고 판단될 때 적극적으로 매수에 나서기 때문이다. 해외발 악재로 조정이 계속되고 있는 새해에 연기금의 매수 강도가 커진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그러나 연기금이 투자하는 종목을 살펴보면 예전과는 다른 패턴이 감지된다.
이전에는 시가총액 위주로 대형주와 소형주에 나눠 투자했지만 올 들어서는 가치주 중심으로 순매수를 보이고 있다. 가치주란 실적에 비해 저평가된 종목으로 주가수익비율(PER), 순자산비율(PBR), 회전율이 낮고 배당률이 높은 주식을 뜻한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연기금이 개장일인 1월 4일부터 이날까지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기아차였다. 연기금은 이 기간 기아차 주식 870억2200만원어치를 매입했다.

기아차에 대한 '러브콜'은 밸류에이션(가치대비 주가) 매력이 높은 데서 비롯된다. 기아차의 지난해 4·4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5조7000억원과 4조1000억원으로 분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SK증권 김용수 연구원은 "기아차의 현 주가 수준은 2010년 예상실적 대비 PER 5.1배, PBR 1.1배로 현대차그룹 3사 중 가장 저평가돼 있다"면서 "주가(8일 현재 2만850원)는 3만원까지 상승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이투자증권 최대식 연구원도 "기아차는 실적개선(턴어라운드)되는 종목인 데다 도요타 리콜 사태에 따른 반사이익 등으로 주가가 더 오를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대한민국 대표주' 삼성전자에 대한 매수도 여전했다. 연기금은 이날까지 869억6200만원 규모의 삼성전자 주식을 매입했다.

현대증권 김장열 반도체팀장은 "고점(85만원)에 비해 주가가 많이 떨어진 상태여서 연기금이 저가 매력을 느끼기에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각광받는 가치주

하나금융지주에 대한 매수 강도도 거셌다. 연기금은 새해 들어 하나금융지주 주식 618억4200만원어치를 사들였다. 하나금융지주 주가는 이날 무려 5.08% 내린 2만9900원을 기록했다. 하나금융지주가 2만원대로 떨어진 것은 지난해 7월 17일(2만8600원) 이후 처음이다.

SK증권 배정현 연구위원은 "잇따른 해외발 악재로 은행주들이 많이 떨어진 상태"라면서 "특히 하나금융지주는 저평가 구간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현대중공업, 한국전력, KT, 현대건설 등 대표적인 가치주에도 매수가 집중됐다. 연기금은 이들 4개 종목에 1919억8500만원을 쏟아부었다. 대부분 상대적인 가격부담이 적은 종목들이다.


특히 삼성증권에 대한 관심이 돋보였다. 삼성증권은 올 들어 2.37% 하락했지만 이 기간 연기금은 오히려 324억2800만원을 투자했다.


신한금융투자 성용훈 책임연구원은 "삼성증권은 증권주 중에선 가장 방어적인 종목인 데다 이익변동성도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라면서 "업종대표성과 수익안정성 측면에서 매력이 있다"고 진단했다.

/star@fnnews.com 김한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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