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슬기둥 창단 25주년 기념무대

최진숙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0.02.09 13:44

수정 2010.02.09 13:45

최초의 퓨전국악실내악단 슬기둥의 창단 25주년 기념 무대가 오는 18일과 19일 이틀간 오후 7시 30분 국립국악원 예악당에서 열린다.

과거 우리 전통음악이 서양음악에 밀려 변방에서 맴도는 아픔을 격던 시절, 8명의 젊은 연주자들이 고리타분한 전통음악의 이미지를 과감히 벗어 던지고 대중 속으로 뛰어든 것이 슬기둥의 시작이다. 이들은 당시 국악 연주에 신디사이저와 기타를 도입하는 파격적인 행보를 시도해 국악계의 이단자로 몰리기도 했다. 하지만 대중성과예술성이 조화된 그들만의 독창적인 음악세계는 오히려 국악계의 새로운 흐름으로 자리 잡기 시작했고 80년대 사물놀이의 탄생과 더불어 국악 대중화의 한 획을 긋게 된다.

창단 초기에는 선율 위주의 서정적인 연주곡과 무용음악을 선보여 방송가의 주목을 받았으며 이후 장단과 노래를 부각시킨 국악가요와 국악동요를 발표해 두터운 팬층을 확보하며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서양음악의 지배를 뛰어넘어 공존의 시대를 열어보겠다는 일념으로 몸부림치던 초창기 멤버들이 대학 교수나 지휘자로 각자의 활동영역을 넓히게 되자 슬기둥은 젊은 멤버들로 세대교체를 시도하게 된다.
이때부터 슬기둥 음악은 타악기를 보강하고 즉흥성의 접목을 시도해 서정성과 다이나믹이 조화된 새로운 스타일의 음악을 만들어 냈다.

원일(푸리), 김용우(소리꾼), 허윤정(상상) 등 국악계 스타들이 이 시기의 멤버들이다.
이후 재즈, 가요, 락 음악 등 여러 장르와 다양한 크로스오버를 시도하고 대중가수 못지 않은 대형 라이브 공연무대를 선보이는 등 왕성한 활동을 펼친 슬기둥은 8장의 음반을 발표하며 국악 실내악의 대명사로 입지를 굳혀 어느덧 국악인들에게 선망의 대상이 됐고 퓨전국악을 지망하는 후학들에게 슬기둥 음악은 필수교재가 됐다.

국립국악원 예악당에서 열리는 이번 공연은 그동안 슬기둥이 음반과 공연을 통해 선보였던 프로그램들 중 관객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던 슬기둥의 대표곡들로 구성해 슬기둥만의 파워풀한 에너지가 재즈나 록의 자유로움과 만나 우리 민족의 혼을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열정적 엑스터시로 몰아갈 것으로 기대된다.


슬기둥측은 “전통과 현대, 안과 밖의 경계를 자유자재로 넘나드는 탈코드화 작업을 통해 제한받지 않는 우리 음악의 세계화 가능성을 유감없이 발휘할 것”이라고 밝혔다./jins@fnnews.com최진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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