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환율

“널뛰는 환율엔 분할매수가 답이죠”

강두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0.02.09 17:07

수정 2010.02.09 17:07

#사례 1. 해외 유아용품 전문 쇼핑몰을 운영 중인 임보경씨(가명·32). 해외 유아용품 브랜드를 선호하는 분위기 속에 지난해부터 쏠쏠한 재미를 봐온 임씨는 최근 심상치않은 원·달러 환율 상승 조짐이 사업에 찬물을 끼얹지는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일단 환율이 오르면 제품 수입가와 판매가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임씨는 지금이라도 제품의 주문을 늘려 재고를 확보할지 아니면 달러강세가 누그러들 때까지 주문 시기를 늦출지 고민 중이다.

#사례 2. 아들을 미국 뉴욕으로 유학 보낸 오중훈씨(가명·51)의 고민은 더욱 크다. 학비 이외에 매달 수천달러의 생활비를 보내야 하기 때문이다. 오씨는 환율이 1100원대 초반까지 빠졌을 때 넉넉하게 송금해둘 걸 하는 후회도 해보지만 때는 이미 늦었다.


#사례 3. 다음달 초 결혼을 앞둔 김희라씨(가명·29) 역시 최근 슬금슬금 오르는 원·달러 환율 소식에 걱정이 앞선다. 하와이로 신혼여행을 계획 중인 김씨는 적정 환전시기를 놓고 고민에 빠진 것이다.

최근 환율 상승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주요 시중은행에는 환전과 송금 결제 문제 때문에 고민하는 상담 문의가 부쩍 늘고 있다.

9일 외환시장에서는 이번주 초 서울 외환시장에서 올들어 최고치인 1170원대까지 올랐던 원·달러 환율이 내림세로 돌아서긴 했지만 달러 강세 움직임이 꺾였다고 보기는 힘든 상황이다.

이와 관련, 주요 은행 재테크 전문가들은 막연하게 환율 하락을 기다리기보다는 사업 결제 자금과 송금 등에 필요한 달러를 분할 매수할 것을 조언했다. 또 당장 수주일 내 해외 여행을 계획 중인 사람들이라면 다양한 방법을 통해 환전 수수료 등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 보다 현실적이란 설명이다.

외환은행 이종면 해외고객센터 팀장은 “최근 들어 환율 변동성이 커지면서 매수 시기에 대해 정답을 제시하기는 힘들지만 펀드 가입처럼 시기를 두고 조금씩 분할 매수해 평균단가를 낮춰가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고 말했다.


이 팀장은 “막연하게 기다린다고 해서 환율이 떨어진다는 보장은 없다”면서 “환율추이를 지켜보면서 2월 말이나 3월쯤 일시적인 조정을 받을 때 조금씩 사놓을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신한은행 이관석 WM사업부 재테크팀장은 “여행객 중 상당수가 공항에 도착해서야 환전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뜨내기 취급을 받으며 역전에서 맛없는 음식을 사먹는 거나 같아 현명한 방법이 아니다”며 “주거래 은행을 통해 우대 환율을 적용받거나 인터넷 뱅킹을 통해 환전 수수료를 줄이는 등의 적극적인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국민은행 이정걸 금융상담센터 팀장도 “캐시(현금)보다 환율 우대폭이 큰 여행자 수표를 활용하거나 향후 환율 하락 가능성이 크다면 신용카드 사용으로 결제 시기를 늦추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dskang@fnnews.com 강두순 김아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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