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저평가 2등株의 반란

김한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0.02.09 17:10

수정 2010.02.09 17:10

'남들이 모두 알아주는 1등보다는 가려진 2등을 주목하라.'

코스피지수가 1500대 중반까지 밀려나면서 업종별 '2등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연말연초 랠리 시 1등주에 비해 상승폭이 작아 증시가 추가 하락한다 해도 리스크가 상대적으로 작은 데다 앞으로 실적도 1등주에 못지않을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증시가 상승세로 돌아선다면 1등주와 2등주의 주가 차이도 좁아질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1등 못지않은 2등

2등주의 최고 장점은 실적이 1등주와 큰 차이가 나지 않음에도 주가수익비율(PER)이 낮다는 데 있다.

9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통신, 전자, 건설, 자동차 등 주요 업종의 올해 PER 전망치는 2등기업이 1등기업보다 낮았다.

정보기술(IT) 대표주인 삼성전자의 올해 PER가 9.40배인 데 비해 가전·휴대폰 2등인 LG전자는 8.32배, 반도체 2위인 하이닉스는 6.23배에 불과했다.


SK텔레콤(9.51배)과 KT(8.84배), 현대건설(11.48배)과 GS건설(8.91배), LG화학(10.15배)과 SK에너지(7.70배) 등 다른 업종에서도 2등주의 PER가 1등보다 낮았다.

특히 현대차(10.17배)와 기아차(5.75배)의 PER는 2배 가까운 차이를 보였다. 그만큼 기업이 내는 이익에 비해 주가가 낮게 평가되고 있다는 얘기다.

HMC투자증권 김중원 책임연구위원은 "올해 증시는 지난해처럼 크게 상승하기보다는 변동성이 지속되는 흐름"이라면서 "이 때문에 그간 증시에서 소외받은 2등종목 등 가치주들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수급상황도 긍정적

앞으로의 전망도 나쁘지 않다. 우리 증시가 지난해 파이낸셜타임스스톡익스체인지(FTSE) 선진시장지수에 편입된 데 올해에는 모간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시장지수 편입이 기대되고 있어서다.

국내 증시가 MSCI 선진시장지수에 들어가면 신규 자금이 최소 25억달러가량 유입될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외국인들은 포트폴리오 차원에서 1등주보다는 2등기업에 대한 투자를 늘릴 가능성이 높다.

외국인이 최근 주식을 순매도하고 있지만 2등주에 대한 투자는 늘리고 있는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LG전자와 기아차, SK에너지, 신한지주의 외국인 보유비중은 지난달 22일 28.77%, 21.50%, 27.76%, 57.65%에서 8일 현재 29.85%, 22.13%, 28.43%, 58.20%로 각각 확대됐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2등주라고 무조건 괜찮은 수익이 담보되는 것은 아니라고 지적한다.

신한금융투자 김중현 연구원은 "2등주들이 최근 상대적으로 좋은 모습을 보인 것은 맞지만 그 이유는 회사별로 모두 다르다"면서 "2등주에 투자하겠다는 생각보다는 실적을 꼼꼼히 살펴본 뒤 투자에 나서야 한다"고 충고했다.
이트레이드증권 민상일 투자전략팀장은 "2등주는 1등주보다 늦게 오르는 대신 빠질 때도 덜 빠지는 경향이 있다"면서도 "그러나 시장 불안이 가속화되면 2등보다는 1등기업으로 관심이 옮겨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star@fnnews.com 김한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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