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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르포] 1억대 아파트 경매에 20명이 “나요 나”

조용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0.02.09 17:40

수정 2010.02.09 17:40

9일 오전 9시50분 서울 공덕동 서울서부지방법원 408호 경매 법정. 서울서부지법의 경매 법정이 위치한 4층 출입구에는 입찰 개시 전부터 좋은 물건을 싼 값에 마련하려는 투자자들로 넘쳐났다.

개정과 동시에 경매 법정 내 100여개의 좌석이 금세 채워졌고 좌석 주위에도 투자자들로 빼곡히 들어찼다.

경매 참가자들은 이어 법정 벽에 늘어선 입찰 부스에서 입찰서를 작성하기 시작했다. 일찍 입찰서를 제출한 투자자들은 법정에서 빠져 나와 복도에 마련된 간이의자에서 음료수 등을 마시며 이야기를 나눴다.

오전 11시10분. 법원측에서 개찰을 알리자 법정 밖을 배회하던 응찰자들이 한꺼번에 법정으로 몰려들었다.

법정에서 낙찰 가격과 낙찰자를 발표하자 소란스럽던 법정이 금세 조용해졌다.
하지만 낙찰 가격이 제시되면서 방청객 사이에서는 적정 가격으로 낙찰을 받은 것인지를 놓고 서로간에 논의하는 모습도 종종 보였다.

이날 입찰이 부쳐진 경매물건 가운데 4건의 다세대주택이 새 주인을 찾았다. 모두 최저 경매가격보다 높은 '고가 낙찰'이었다. 서울 은평구 불광동 303의 1 다세대주택은 7명이 경합을 벌인 끝에 최저 경매가격(1억2800만원)의 118.75%인 1억5200만원에 낙찰됐고 은평구 역촌동 46의 47 다세대주택도 8명의 응찰자가 몰린 가운데 최저 경매가격(1억5360만원)의 118.16%인 1억8150만원에 팔렸다. 은평구 응암동 701의 12 다세대주택은 최저 경매가격(1억2160만원)의 129.11%인 1억5700만원, 역시 은평구 응암동 626의 78 다세대주택은 감정가(9500만원)의 110.69%인 1억516억원에 낙찰됐다. 이날 한 경매참가자는 "요즘 전세난이 심화되면서 다세대나 연립주택을 매입하려는 세입자들이 늘고 있는데다 투자자들까지 가세하면서 연립주택이나 다세대주택은 최저 경매가격을 훨씬 웃도는 가격에 낙찰되는 사례가 크게 늘고 있다"고 귀띔했다.


이날 경매에서 서울 마포구 연남동 서암아파트 4층 56㎡에는 20여명이 몰린 가운데 최저 감정가격(1억5000만원)의 145.00%인 2억1750만원에 낙찰되는 등 소형·저가 아파트에 대한 관심도 높았다.

한편 부동산경매 전문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의 경매 법정에서 낙찰된 연립주택 및 다세대주택 중 최저 경매가격을 웃도는 가격에 낙찰된 '고가 낙찰률'은 지난해 12월 29%에서 올 1월에는 36%로 7%포인트 늘었다.


지지옥션 강은 팀장은 "11일 분양아파트에 대한 양도세 감면 혜택이 종료되면 투자자들이 소형·저가의 연립주택이나 다세대주택 경매로 더욱 많이 몰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yccho@fnnews.com 조용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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