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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명과 압박’ 도요타 양동작전

김기석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0.02.10 05:35

수정 2010.02.09 22:25

잇따른 리콜로 기업 신뢰는 물론 생존의 문제까지 걱정해야 할 처지에 놓인 도요타자동차가 '양동전략'으로 분위기 반전을 모색하고 있다.

이미 공식적으로 사과를 한 도요다 아키오 사장은 직접 미국을 방문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고 도요타 미국 딜러들은 리콜에 대해 부정적으로 기사화한 언론사에 대해 광고를 중단한다고 통보했다. 리콜 사태를 조기에 수습하기 위해 본사는 물론 현지 딜러들까지 가세해 '해명'과 '압박' 카드를 동시에 빼든 것이다.

일본 마이니치신문은 9일 미국에서 촉발돼 전 세계적으로 확산된 대량 리콜 사태 수습을 위해 이 회사 창업자의 손자인 도요다 아키오 사장이 미국을 방문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5일 리콜 파문 이후 공식 기자회견을 열고 전 세계 소비자들에게 머리를 숙였지만 여전히 도요타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줄어들지 않은 데 따른 것이다.

오히려 그의 사과 이후 그의 태도를 꼬집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는 상황이다.


블룸버그통신은 도요타의 도요다 아키오 사장과 포드의 빌 포드 회장이 창업주의 직계 자손이란 공통점을 가졌지만 위기에 대처하는 자세는 대조된다고 지적했다.

지난 2000년 초 파이어스톤 타이어와 관련해 리콜 조치를 취했던 포드는 당시 빌 포드 회장이 문제 발생 초기에 직접 TV에 출연해 사태수습에 앞장선 반면에 도요다 사장은 사건이 발생한 지 2주 후에야 모습을 드러냈다는 것이다.

또 LA타임스는 도요다 사장이 사과할 때 허리를 굽히는 각도를 거론하며 의례적인 인사일 뿐이라고 비난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도요다 사장의 미국 방문 여부는 1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열리는 미 하원 공청회 이후 결정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하원 공청회에는 도요타 미국 법인 최고 책임자에 해당하는 북미도요타자동차의 이나바 요시미 사장이 출석할 예정이다.

이런 가운데 도요타자동차 리콜 사태에 대한 보도에 불만을 품은 미국 도요타 딜러들은 ABC 방송사에 대한 광고를 중단했다.

ABC방송은 8일 미국 조지아주와 플로리다주, 앨라배마주, 노스캐롤라이나주, 사우스캐롤라이나주 등 5개주에 위치한 173개 도요타 딜러가 도요타 리콜에 대한 과도한 보도'를 이유로 ABC방송에 대한 광고를 중단했다고 밝혔다.
이들 5개주의 딜러는 도요타 자동차 북미 전체 판매 차량의 20%를 담당하고 있다.

ABC방송은 도요타의 리콜 발표가 나오기 전인 지난해 11월부터 '폭주하는 도요타 자동차'라는 제목의 시리즈로 안전성 문제를 집중 조명해 왔다.


이들 딜러들의 광고를 대행하고 있는 22스퀘어드의 마르샤 오웬스 레더 부사장은 "광고 중단의 장단점에 대해 고객에게 설명하고 이 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게 노력했지만 결과적으로 이렇게 됐다"고 설명했다.

/kkskim@fnnews.com 김기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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