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 지=mb-박 전 대표 정면 충돌..여 갈등 격화

정인홍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0.02.10 15:22

수정 2010.02.10 15:22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가 세종시 수정안을 놓고 정면 충돌하면서 여여 갈등이 ‘위험수위’를 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 대통령이 지난 9일 충북지역을 방문한 자리에서 수정안을 둘러싼 내홍을 우회적으로 지적한, 이른바 ‘강도론’ 발언에 대해 박 전 대표가 즉각 반박하고 나선 것.

박 전 대표는 10일 국회 본회의 참석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이 대통령이 전날 언급한 ‘강도론’과 관련, “백번, 천번 맞는 얘기”라면서 “그런데 집안에 있는 한 사람이 마음이 변해 갑자기 강도로 돌변한다면 어떡하느냐”고 반문했다.

이는 이 대통령 발언에 대해 정면으로 공개 반박하는 것이어서 현재 권력과 미래 권력 간 힘겨루기가 본격화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다.

앞서 이 대통령은 충청북도 업무보고 자리에서 “가장 잘되는 집안은 강도가 오면 싸우다가도 멈추고 강도를 물리치고 다시 싸운다”고 말했다.

정부의 수정안에 반대하는 친박계를 겨냥한 발언으로 여겨지면서 수정안에 대한 토론 자체에 부정적인 친박측과 야당을 싸잡아 비판한 게 아니냐는 분석이다.

그는 또 이 대통령이 “일 잘하는 사람을 밀고 싶다”고 발언한 데 대해 “일 잘하는 사람이 누군지는 국민이 판단할 것”이라고 반문했다

이 대통령의 발언은 ‘후계구도’를 언급한 것으로 해석되면서 차기 구도를 둘러싸고 청와대와 박 전 대표간 미묘한 신경전이 가열되고 있다는 관측마저 나온다.


일각에선 박 전 대표의 대응 수위가 날로 높아지는 것과 관련, 차기 주자로서의 입지와 위상을 굳건히 하는 한편 수정안 제출을 앞두고 친박계의 결속력을 더욱 강화하려는 포석이 깔려 있다고 보고 있다.

당장 청와대측은 이 대통령의 발언이 박 전 대표를 겨냥한 것은 아니라며 정치적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김은혜 청와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이 대통령이 ‘일 잘하는 사람을 밀겠다’고 말한 것은 여야를 떠나 지역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지방자치단체장에게는 어떤 지원도 아끼지 않겠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또 ‘강도론’에 대해선 “세계 경제위기가 아직 끝나지 않았고, 추가로 유럽발 금융위기가 어디까지 진전될지 예측할 수 없는 상황에서 우리가 내부 갈등을 일으키거나 정쟁을 일으켜서는 안된다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청와대측은 이 대통령과 박 전 대표간 대화 채널도 열려있다는 입장이다.

박형준 정무수석은 라디오에 출연, “(이 대통령과 박 전 대표간 회동 가능성은) 열려있다고 봐야 한다”면서 “만남 자체보다는 만남을 통해 구체적인 문제해결에 단초를 마련하는 게 필요하니까 우선 그 분위기가 형성돼야 한다고 본다”고 말해 전시용 회동보다는 양측간 실질적인 갈등 조율이 우선이라는 입장이다.


그는 이어 “중요한 국가과제에 힘을 모으고 세종시 문제를 차분하게 정책적 토론으로 끌고 가야지 죽기 살기 식으로 싸우게 되면 결국 피해가 국민에게 간다라는 함의는 있을 것”이라며 합리적인 당내 의견수렴 절차를 주문했다./haeneni@fnnews.com정인홍 전용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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