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칼럼 기자수첩

[기자수첩] ‘LED인력’ 양성 서두르자/오승범기자

오승범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0.02.10 17:30

수정 2010.02.10 17:30

발광다이오드(LED) 업계가 대기업의 연구 인력 빼가기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국내 최초로 LED조명 자동화라인을 구축하고 수출 비중이 80%에 이르는 H사는 최근 핵심인력인 수석연구원이 돌연 사표를 냈다. 대기업에서 연봉 30% 인상 등 다양한 조건을 제시하자 흔쾌히 받아들인 것.

H사가 3년 전 본격적으로 LED조명 사업에 뛰어들 때부터 기술개발과 특허취득을 주도했던 고급인력이었다. 특허취득을 목표로 진행 중이던 기술개발 과제들도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LED조명 기업 W사의 경우 연구인력들의 대거 이탈로 홍역을 치렀다. 전체 연구원의 20∼30%에 이르는 5∼6명이 지난해 대기업으로 이동하면서 연구인력 공백에 따른 기술력 약화를 우려하고 있다.


작년 말에는 중견 LED 업체인 S사가 자사의 연구인력을 빼간 것에 항의하기 위해 대기업 A사를 찾아가 집단 농성을 벌이는 등 대기업과 중견·중소기업간 LED 연구인력 스카우트 문제로 갈등이 확산되는 조짐이다. 특히 올해 대기업들이 LED 사업에 대규모 투자를 계획하고 있어 인력난은 점차 심화될 전망이다.

녹색산업 미래성장동력으로 LED산업이 급성장한 반면, 관련 연구인력을 체계적으로 교육시키는 곳은 대학을 포함해 손에 꼽을 정도여서 기업들이 연구인력을 확보하기 위한 쟁탈전을 벌이고 있는 셈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정부 차원의 지원책이 강화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지식경제부가 상반기부터 'LED 전문기술 능력 향상 사업'을 펼치기로 했지만 예산이 12억원에 불과하다. 기업들의 수요와 산업의 성장속도를 감안하면 턱없이 부족한 규모다.


LED 산업이 미래 국가경제를 이끌 하나의 축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정부와 기업이 머리를 맞대고 중장기적인 인력 양성을 위한 체계적인 방안을 수립하는 게 시급하다.

/winwin@fnnews.com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