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일반

MB-박근혜,발언수위 ‘아슬아슬’

정인홍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0.02.10 22:03

수정 2010.02.10 22:03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정면 충돌하면서 여여 갈등이 '위험수위'를 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 대통령이 지난 9일 충북지역을 방문한 자리에서 "일 잘하는 사람을 밀고 싶다"고 말한 것이 '차기 후계구도' 설정과 관련된 발언이라는 해석이 나오면서 현재 권력과 미래 권력 간 힘겨루기가 본격화되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 것.

박 전 대표는 10일 국회 본회의 참석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이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일 잘하는 사람이 누군지는 국민이 판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의 언급이 마치 여권의 후계구도를 염두에 둔 발언으로 해석되고 박 전 대표가 '국민의 평가'로 응수하는 모양새가 연출되면서 정치적 파장이 일파만파로 커지는 형국이다.

일각에선 박 전 대표의 이 같은 대응 수위를 놓고 차기 주자로서의 입지와 위상을 굳건히 하는 한편 세종시 수정안 제출을 앞두고 친박계의 결속력을 더욱 강화하려는 포석이 깔려 있다고 분석한다.

당장 청와대 측은 이 대통령의 발언이 박 전 대표를 겨냥한 것은 아니라며 정치적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이동관 청와대 홍보수석은 "대통령이 다음에 선거에 나갈 분도 아닌데 누구를 겨냥하겠느냐"면서 "지자체장들에게 일 잘하는 사람을 도와주겠다고 한 것일 뿐으로 사실 정우택 지사를 격려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즉 지역 발전에 노력하는 단체장에게 대통령이 직접 힘을 실어 주겠다는 긍정적인 취지를, 박 전 대표를 겨냥한 후계구도와 관련된 언급으로 '의역'하는 것은 지나친 확대해석이라는 주장이다.

박 전 대표는 또 이 대통령이 전날 언급한 '강도론'과 관련, "백번, 천번 맞는 얘기"라면서 "그런데 집안에 있는 한 사람이 마음이 변해 갑자기 강도로 돌변한다면 어떡하느냐"고 반문했다.

이는 이 대통령의 언급에 대해 정면으로 공개 반박하는 것이어서 향후 여권 내 갈등이 더욱 증폭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여권내부에서 고조되고 있다.

앞서 이 대통령은 충청북도 업무보고 자리에서 "가장 잘되는 집안은 강도가 오면 싸우다가도 멈추고 강도를 물리치고 다시 싸운다"고 말했다.
정부의 수정안에 반대하는 친박계를 겨냥한 발언으로 여겨지면서 수정안에 대한 토론 자체에 부정적인 친박 측과 야당을 싸잡아 비판한 게 아니냐는 해석을 낳았다.

이 수석은 '강도론'과 관련, "과거부터 '화합해야 한다'는 뜻으로 수없이 많이 해온 발언"이라며 "정확한 실체적 진실에 입각해 논의가 돼야지 가공의 이야기를 끌어다가 믿고 싶은 대로 믿는 것은 정치의 본령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박형준 정무수석도 이날 라디오에 출연, "중요한 국가과제에 힘을 모으고 세종시 문제를 차분하게 정책적 토론으로 끌고 가야지 죽기 살기 식으로 싸우게 되면 결국 피해가 국민에게 간다라는 함의가 있을 것"이라며 합리적인 당내 의견수렴 절차를 주문했다.

/haeneni@fnnews.com 정인홍 전용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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