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하이닉스반도체 대주주협의회는 김종갑 사장 후임으로 하이닉스 내부에서 CEO를 발탁하겠다는 의사를 공식화했다. 따라서 하이닉스 내부 고위 임원 중에서 신임 CEO를 선임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하이닉스의 신임 CEO 후보로는 최진석 부사장과 박성욱 부사장, 권오철 전무, 김민철 전무 등이 거론되고 있다.
최진석 부사장은 메모리 공정기술의 전문가다.
박성욱 부사장은 한국과학기술원(KAIST) 재료공학박사 출신으로 미국생산법인을 담당했다. 현재 하이닉스 연구소장을 겸직하고 있다.
권오철 전무는 전략기획 전문가다. 권 전무는 서울대 무역학과 출신으로 하이닉스 전략기획실장을 거쳐 현재 중국생산법인장을 담당하고 있다.
김민철 전무는 연세대 요업학과를 졸업했으며 하이닉스 구매실장을 거쳐 현재 최고재무책임자(CFO)역을 맡고 있다.
세계 2위의 메모리반도체 업체인 하이닉스는 2002년 재무구조 악화로 채권단 관리체제에 들어간 이후 2007년 3월 전 산업자원부(현 지식경제부) 차관 출신인 김종갑 사장이 취임해 인수합병(M&A)의 매물로 떠돌던 하이닉스반도체의 경영을 맡아 동분서주해 왔다.
김 사장은 취임하자마자 '제2의 창업'을 통한 '2010년 세계 3대 반도체 메이커 도약'이란 비전 아래 하이닉스의 경영시스템을 합리적으로 바꿔 갔다. 그 일환으로 지식경영, 고객만족경영, 윤리경영, 환경경영 등을 하이닉스의 4대 경영전략으로 삼고 중점적으로 실천해 나갔다.
이런 과정에서 김 사장은 당시 난제로 여겨지던 이천공장 증설 등 현안을 유연하게 처리하는 경영수완을 발휘했다.
게다가 김 사장은 극심한 반도체 불황과 생존이 걸린 '치킨게임' 속에서 하이닉스의 경영을 안정화시켰다는 평가다. 실제 하이닉스는 지난해 4·4분기에 708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2분기 연속 흑자행진을 이어 갔다.
그렇다면 김 사장이 일련의 돋보이는 경영성과를 거두고도 물러나는 이유는 뭘까.
외견상 이유는 김 사장의 3년 임기가 만료됐다는 점이다. 그러나 하이닉스 안팎에서 김 사장이 단순히 임기 만료로 인해 하차하는 것만은 아니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또 다른 이유가 있다는 얘기다.
그 중 하나로 하이닉스가 김 사장 임기 중 원만하게 매각되지 않았다는 점이 꼽혔다. 매각의 '칼자루'는 채권단인 대주주협의회가 쥐고 있지만 김 사장의 임기 내에 가시적인 결과가 나오길 바랐던 게 사실이기 때문.
대주주협의회는 사실상 약발이 다한 김 사장의 연임보다는 '또 다른 CEO 카드'를 선택하는 결정을 내렸다.
일각에선 반도체 기술 유출사건에 하이닉스가 휘말린 점도 직간접적으로 김 사장의 연임에 걸림돌로 작용한 게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된다. 그러나 하이닉스 측은 "반도체 기술유출 건과 김 사장의 CEO 하차는 연관성이 없다"고 일축했다.
/hwyang@fnnews.com 양형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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