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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근로자들의 설 소망 “코리안드림 이뤄 돌아가고파”

박인옥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0.02.11 05:30

수정 2010.02.10 22:38

“설이 다가올수록 고향에 두고 온 아내와 딸이 보고 싶지만….”

민족 최대의 명절 설을 앞두고 국내 체류 외국인 근로자들은 고향에 두고 온 아내, 자식 등 가족에 대한 그리움이 밀려 오지만 ‘코리안 드림을 이룬 뒤 행복하게 살자’는 생각으로 향수를 달래고 있다.

대구 달성군 자동차 부품공장에 근무 중인 베트남인 구엔 반 띠엔(39)은 6년째 국내에 체류하면서도 명절을 앞두고 베트남에 있는 아내와 딸 2명이 그리워 밤잠을 설친다고 10일 전했다.

베트남 가구공장과 건축현장 등에서 근무하던 그는 1994년 ‘한국에서 조금만 고생하면 가족들을 풍족하게 살게 할 수 있다’는 생각에 단신으로 입국했지만 외국인 근로자에 대한 한국민들의 눈치, 가난한 국가 출신이라는 선입견 등 때문에 하루하루의 생활이 힘들기만 했다고.

그는 그러나 ‘가족들을 위해 이겨 내야 한다’고 각오를 다지며 힘든 일도 마다하지 않았고 베트남에 있는 아내 역시 남편의 봉급 대부분을 적금에 넣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설 명절이 다가오면 매년 음력 12월 31일부터 다음해 1월 5일까지 연휴로 정해져 있는‘뗏’이라고 불리는 베트남 명절이 떠오른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사람들이 명절이라고 부모나 형제, 자식 등을 만나러 간다고 하면 제 아내와 자식들이 생각난다”며 “하루빨리 ‘코리안 드림’을 이뤄 베트남에서 행복하게 살고 싶을 뿐”이라고 눈시울을 붉혔다.

그는 특히 “지금은 힘들고 가족들이 그립지만 한국에서 일하는 동안 꿈이 생겼다”며 “한국에서 자동차 관련 공부를 하고 기술을 습득, 베트남에서 같은 업종에 종사하면서 최고의 기술자로 인정받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고향에 있는 아내와 자식들에게 “나는 건강하게 잘 있으니까 걱정하지 말아라. 돈 많이 벌어서 갈게. 다시 같이 살 날을 생각하자. 사랑한다”는 말을 건네고 싶다고.

경기 광주의 한 양말공장에서 근무 중인 몽골인 골몬 기엘(25)은 “우리나라에서도 한국과 같은 설을 지낸다. 우리는 어른들이 돈이나 술을 주면서 즐거운 한때를 보낸다”고 전했다.


여동생(22) 학비와 가계를 책임져야 한다는 그는 한국에서 두 번째 맞는 설을 앞두고 “한국 명절 때면 어머니가 명절마다 만들어 주시던 만두가 생각난다”며 “성공해서 고향으로 가면 우리 가족 모두 행복해질 것이라는 생각에 지금은 힘들지만 참고 견딘다”고 말했다.

/pio@fnnews.com 박인옥 손호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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