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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엘넷,삼성SDS 품으로?

김문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0.02.11 05:35

수정 2010.02.10 22:39

항만물류업체인 케이엘넷의 매각 작업이 표류하지 않을까 우려되고 있다.

가장 유력한 후보로 거론됐던 삼성그룹 계열 정보기술(IT) 서비스 업체인 삼성SDS가 인수합병(M&A) 의사를 공식 철회했기 때문이다.

삼성SDS는 10일 "공식적으로 케이엘넷 M&A에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회사 관계자는 "케이엘넷과의 시너지 등 사업성을 검토해 봤지만 참여하지 않는 것으로 입장을 정했다"면서 "항간에 떠돌던 회계법인인 언스트앤영(Ernst & Young)과 인수자문사 계약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IT서비스 업계 빅3 가운데 공식적으로 M&A에서 발을 뺀 곳은 2개사로 늘었다. SK C&C는 이미 "관심없다"며 인수의사가 없음을 밝힌 상태다.
이들 외에 LG CNS나 포스데이타도 "M&A를 언급하기에는 부족한 부분이 있다"며 직답을 피했다.

인수 가격 부담이 가장 큰 이유다. 증권업계는 케이엘넷의 매각 대금이 최소 400억원 이상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최대주주인 한국컨테이너부두공단의 지분 24.68%만 357억원(10일 종가기준)이다. 여기에 경영권 프리미엄이 더해질 경우 값은 더 뛰게 된다.

또한 케이엘넷이 중동이나 아세안 등의 해외 및 육상 물류시장으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지만 성장동력으로 삼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빅3' 업체들이 한 발 물러서면서 케이엘넷의 매각작업도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공단은 지난해 12월 매각주관사로 삼일PWC를 선정, 삼성SDS·LG CNS 등 대형 IT서비스 업체들과 접촉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케이엘넷측도 "새로운 성장동력을 모색하고 있는 대형 시스템통합(SI) 업체들과 관련기업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이들의 참여를 이끌어 내기 위해 안간힘을 써왔다.

지난달 12일에는 신사업인 전자세금계산서 매출 확대 등을 근거로 지난해보다 각각 43.7%와 227.2% 급증한 매출 450억원, 영업이익 36억원을 올 실적 예상치로 내놓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케이엘넷의 주가는 6000원까지 뛰어 연초 대비 105.48%나 치솟았다.

한국컨테이너부두공단만 바빠지게 됐다. 정부의 공기업 선진화 방안에 따라 공단은 케이엘넷을 올 연말까지 지분 매각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M&A는 뚜껑을 열어봐야 한다"면서 "가격 등 유리한 조건을 이끌어내기 위한 힘겨루기가 시작된 것 아니겠냐"고 말했다.

한편 케이엘넷에 대한 삼일PWC의 실사는 이번주에 끝난다.
이에 따라 이르면 이달이나 내달 중 매각공고가 날 것으로 관측된다.

/kmh@fnnews.com 김문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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