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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냉키 “출구전략은 재할인율 인상부터”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0.02.11 02:48

수정 2010.02.11 02:48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10일(현지시간) 그동안의 이례적인 경기부양 정책을 거둬들일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버냉키 의장은 이날 하원 금융서비스 위원회 청문회에 제출한 자료에서 이같이 밝히고 출구전략은 금융시스템에서 유동성을 일부 흡수하는 것을 시작으로 이후 금리인상을 통해 이뤄질 것임을 시사했다.

FRB는 대공황 이후 최악이라는 이번 경제위기에 대응해 기준금리를 제로금리 수준으로 끌어내리고, 1조달러 이상을 풀어 서서히 경제가 안정을 찾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 2개 분기 연속 성장률이 플러스를 기록했고, 치솟기만 하던 실업률은 9.7%로 떨어졌다.

버냉키 의장은 아직 출구정책을 시행하기에는 이르지만 FRB의 출구정책 다듬기는 상당히 진행됐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는 "비록 미 경제가 여전히 상당한 수준의 통화완화정책의 지원을 필요로 하고는 있지만 어느 순간 FRB가 금융여건을 긴축으로 옥죌 필요가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하원 청문회는 워싱턴 지역의 폭설로 연기됐지만 FRB는 시장 관심이 몰려 있는 버냉키 의장의 청문회 자료를 공개했다.

버냉키 의장은 출구전략이 재할인율과 기준금리인 연방기금금리 사이의 격차를 벌리는 방안 등으로 조만간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FRB는 이번 금융위기 동안 신용경색에 몰린 은행들이 FRB로부터 단기차입을 통해 자금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FRB 대출에 적용하는 금리인 재할인율을 끌어내려 콜금리인 연방기금금리와 엇비슷한 수준으로 떨어뜨린 바 있다.

그는 FRB가 이같은 정책 수단을 통해 그동안 은행권에 투입한 막대한 유동성을 흡수할 수 있는지 여부를 시험하는 것을 시작으로 출구정책이 시행될 수 있다고 밝혔다.

통화 긴축 여건이 무르익으면 FRB는 유동성 흡수 속도를 높여 단기금리 인상을 통한 통화정책 효과를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최종적으로는 은행들이 FRB에 맡겨둔 예금에 대한 이자율을 높여 통화가속 페달에서 발을 떼, 은행들의 자금 예치 유인을 제공함으로써 시중유동성을 흡수하는 전략이다.

시장에서는 이날 버냉키 의장의 발언을 자금 회수와 금리인상을 시사하는 발언으로 해석했다.

웰스파고 증권의 마크 비트너 이코노미스트는 "FRB가 백사장을 고르고 있는 형국"이라며 "금리 인상이 시작되더라도 중립기조로 가려면 갈길이 멀기 때문에 FRB가 시장에 이를 준비하라는 신호를 보내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dympna@fnnews.com/송경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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