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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요타 사태, 일본식 경영문화 때문”

윤재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0.02.11 15:14

수정 2010.02.11 15:12

대량 리콜 사태로 큰 위기를 맞고 있는 일본 도요타자동차의 근본적인 문제는 기술적인 결함이 아닌 일본식 경영문화에 원인이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지는 10일(이하 현지시간) 도요타차의 내부사정을 아는 사람들을 인용해 “이번 도요타차의 대규모 리콜사태는 문제가 발생했을 때 공개하지 않고 덮으려는 일본의 비밀 기업문화 때문에 커졌다”고 지적했다. 안전을 위협하는 요인을 공개하도록 하는 미국의 경영방식과는 큰 차이가 있다고 저널은 덧붙였다.

저널에 따르면 도요타차는 지난 2008년 12월부터 영국과 아일랜드에서 차량들이 급발진하거나 감속이 되지 않는다는 일부 운전자들의 불만을 조사하기 시작해 원인이 페달에 있음을 발견했다. 그후 생산되는 차량에는 새롭게 제작된 부품이 사용됐으나 도요타는 기존의 차량들에 대한 리콜을 실시하거나 미 도로교통안전국(NHTSA)은 물론이고 미국 현지법인에도 알리지 않았다.

결국 도요타는 가스식 제동페달의 결함을 1년 이상 알고 있었는데도 십여건의 사고원인이 바닥매트 때문이라며 버텨왔고 결국 이 때문에 NHTSA로부터 불신을 받기 시작했다고 이 신문은 밝혔다.


또 도요타가 하이브리드 차량인 프리우스의 제동장치 문제를 시정하기 위해 리콜을 결정했으나 일부 임원들은 필요 없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었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도요타는 지난 1957년부터 미국에서 영업을 해왔는데도 아직까지 미국인 임원이 경영진에 포함된 적이 없으며 리콜 여부는 일본 본사에서 결정해 왔다. 이러한 이유로 NHTSA에서 제기하는 안전문제에 대해 결국 느리게 조치를 취해왔다. 또 일본 본사와 커뮤니케이션 부재로 워싱턴 DC에 있는 미국 현지법인은 미국 정부에 보고해야 할 아무런 정보를 갖지 못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전 NHTSA 직원이었던 조앤 클레이브룩씨는 도요타가 자동차 회사들 가운데 시정 지시를 가장 따르지 않았으며 자동차의 판매 금지까지 지시할 수 있는 NHTSA가 갖고 있는 영향력을 제대로 행사하지 않은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다니엘 디어마이어 미국 노스웨스턴 대학교 켈로그 경영대학원 교수는 9일 비즈니스위크와 인터뷰에서 “이번 도요타 사태는 단순한 가속기나 제동장치의 결함문제가 아니라 도요타의 품질관리에 대한 의지 여부를 포함한 경영에 관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도요타가 이번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원인이 그동안 여겨왔던 기술적인 문제 때문만은 아니라는 것을 깨닫기 시작해 다행”이라고 밝혔다.

/jjyoon@fnnews.com윤재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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