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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명절 앞둔 시민들 엇갈린 표정

박인옥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0.02.12 05:25

수정 2010.02.11 21:38

예년에 비해 짧은 설 연휴에 날씨마저 좋지 않아 고향길이 ‘고생길’이 될 것으로 우려되는 가운데 시민들은 “아무리 힘들어도 고향은 찾아야 한다”며 귀성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그러나 회사 부도 등으로 실직했거나 아직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구직자들은 “고향에 계신 부모님께 죄송한 마음뿐”이라며 이번 설에도 고향행을 포기했다.

■“상여금과 떡값 두둑…취직까지”

고향이 경북 영천인 직장인 김모씨(34)는 11일 “지난해 설에는 상여금은 고사하고 회사 사정까지 어려워 고향에 갈 엄두가 안 났다”며 “그러나 올해는 봉급의 100% 수준인 상여금에다 회사 사정도 나아져 홀가분하게 고향에 다녀올 수 있다”고 기뻐했다.

김씨는 “아직 결혼은 안 했지만 이번 설에 부모님께 여자친구도 소개하고 용돈도 넉넉히 드릴 생각”이라며 “부모님이 여자친구를 마음에 들어하실지 약간 걱정”이라며 웃었다.

대구가 고향인 직장인 이모씨(29·서울 강남구)는 “지난해에는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취직 공부한다’는 핑계로 고향에 가지 못했다”며 “올해는 취직도 하고 상여금도 받아 기쁜 마음으로 내려갈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설 명절만큼은 가려 했는데…”

지난 2008년 회사 부도로 실직한 최모씨(43)는 “아직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고향에 가고 싶어도 부모, 형제들이 걱정할까봐 가지 않을 생각”이라며 “더구나 실직한 가장 때문에 아내와 자식들도 고향 친지들 앞에서 기가 죽을 것 같아 더 못 간다”고 털어놨다.


최씨는 “같은 부모 밑에서 자란 형제자매도 만나서 반갑게 지내려면 서로 어느 정도 살아야 하지 않겠냐”며 “현재 처지가 좋지 않아 오히려 설이나 추석 등 명절이 다가오면 더 쓸쓸하다”고 전했다.

장모씨(32·주부·서울 성북구)는 “결혼해서 아이를 가진 지 6개월째다. 남편의 직장이 제대로 잡히지 않아 이번 설에는 고향 부산에 가지 못할 것 같다”면서 “양가 부모님 뵙기가 죄송하지만 남편이 ‘올해는 최선을 다해서 꼭 입사에 성공하겠다’고 다짐하고 있는 만큼 응원하면서 남편을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귀성·귀경, 교통정체 심각할듯

올해 귀성·귀경길은 대체적으로 기상이 좋지 않아 교통정체가 심각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상청과 민간 기상정보업체 케이웨더 등에 따르면 13일 영동지방에 눈이 많이 내리고 설 당일인 14일에도 전국에 구름이 많은 날씨가 이어질 전망이다. 연휴 마지막 날인 15일에도 오전까지 비나 눈이 내릴 확률이 높다.


연휴 첫날인 13일은 전국적으로 구름이 많고 특히 영동 및 동해안지역에 많은 눈이 올 것으로 보인다. 14일은 남해상으로 통과하는 기압골 때문에 전남 및 영남, 경북 남부지역은 늦은 오후부터 비나 눈이 내리기 시작해 15일 오전까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처럼 눈이나 비가 내리는 곳이 많아 기차 등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이 이동시간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pio@fnnews.com 박인옥 김성환 손호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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