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사설] 친환경차 시장 주도권 잡으려면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0.02.12 10:33

수정 2010.02.12 10:29

리콜 사태가 일본 도요타에 이어 혼다로 확산되면서 친환경 자동차의 주도권 향배가 미국 자동차 업체들이 주력하고 있는 전기차로 넘어갈 가능성이 커졌다. 이제까지 세계 하이브리드차 시장은 도요타와 혼다가 선도해왔지만 대량 리콜로 일본 업체의 기술에 대한 신뢰도가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1월부터 9월까지 미국에서 팔린 하이브리드차는 22만여대에 이르고 이중 일본업체가 생산한 차량의 비중은 79%나 된다.

이제까지는 인프라 구축의 어려움으로 전기차와 수소연료전지차가 상용화하는데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들 것으로 예상됐다. 하이브리드차가 친환경차의 대표가 된 이유다. 그러나 도요타와 혼다의 기술 신뢰도가 흔들리자 미국 업체들은 전기차 생산능력을 키우기 위해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GM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전기차 볼트를 올해 1만대 생산하고 내년부터 연간 6만대로 늘릴 계획을 확정했다. 또 볼티모어에 2억4600만달러를 투자해 전기차 공장을 세워 오는 2013년 최초의 후륜구동형 하이브리드 전기차를 선보일 방침이다.

포드 역시 전기차 개발을 위해 미시간 공장에 최대 5억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 내년부터 기존 다인승 승합차를 전기차로 바꿔 생산하고 그 다음해에는 소형 전기차 모델을 생산하기로 했다. 도요타와 혼다가 위기에 빠진 틈을 타 전기차로 시장의 주도권을 잡겠다는 포석이다.

친환경차 개발 경쟁을 관망해온 한국 업체들은 이제 미래 전략을 확정해야 한다. 특히 전기차보다는 수소연료전지차에 강점을 갖고 있는 현대자의 전략 수정은 불가피해 보인다.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미국에서 전기차가 친환경차로 자리매김할 경우 현대도 그 흐름을 따라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친환경차 정책도 차세대 차량으로 전기차를 꼽고 있다.

예상치 못한 일본 자동차 업체의 위기가 당분간 한국 자동차 업체들에 호재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일본 업체의 저력을 과소평가해서는 곤란하다.

국내 자동차 업체들은 차세대 친환경차 시장에서 경쟁자들을 앞서나가기 위한 전략을 세우고 전력을 다해야 모처럼 맞은 호기를 살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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