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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뺏고 뺏기는’ 디지털방송 쟁탈전 불붙었다

권해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0.02.14 09:46

수정 2010.02.14 09:45

오는 2012년 아날로그방송의 종료에 앞서 방송의 디지털 전환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디지털방송 가입자를 잡기 위한 유료방송 업체들의 경쟁이 달아오르고 있다.

전체 가입자 1500여만 중 1200만 이상이 디지털로 바꾸게 되는 케이블TV 업계는 가입자 이탈을 최소화해야 하는 상황이다. 반면 위성방송이나 신생 미디어인 인터넷TV(IPTV) 업체들은 유료방송 시장이 포화된 상태이기 때문에 최대한 가입자를 빼앗아 와야 하는 입장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케이블TV 업계는 약 270만의 디지털방송 가입자를 확보했다. 위성방송과 IPTV의 연말 기준 가입자는 각각 약 250만, 약 170만이었다.

케이블TV 업계는 가입자들이 디지털로 전환하도록 적극 유도하면서 이탈은 막아야 하는 부담을 안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해 케이블TV 업계가 가입자 중 30%를 디지털로 바꿔줄 것을 주문했지만, 연말 기준 업계 디지털 전환율은 17∼18%에 그쳤다. 올해 디지털 전환을 끌어올리라는 정부의 요구는 더 거세질 수 있어 이 또한 부담이다.

권역별로 영업을 벌이는 케이블TV 업계는 전국에서 사업을 하는 위성방송·IPTV와 달리 지역특화 마케팅으로 가입자 지키기에 나서고 있다. 가입자들에게 특별한 혜택을 주면서 디지털방송으로 전환할 것을 촉구하는 마케팅도 벌이고 있다.

케이블TV 업체 씨앤앰이 오는 6월 말까지 디지털방송에 가입하는 이들에게 유료 영화채널 캐치온을 한 달 동안 무료로 볼 수 있게 해주는 게 대표적인 사례.

국내 유일의 위성방송(DMB 제외) 사업자 스카이라이프는 올해 300만의 가입자를 목표로 하고 있다. 연초부터 24시간 3차원(3D) 방송을 하면서 기존 고화질(HD) 채널 중심의 차별화에 이어 여타 경쟁 사업자들과 ‘확실히’ 다른 방송을 보여준다는 전략이다.

스카이라이프 관계자는 “KT와 함께 선보이고 있는 IPTV-위성방송 결합상품 ‘쿡TV 스카이라이프’의 가입자를 지난해 8만5000여명에서 올해 70만명까지 늘릴 계획”이라며 “연초 쿡TV 스카이라이프 전담 2개팀과 3D팀을 각각 신설했다”고 밝혔다.

IPTV는 지난해 실시간방송을 시작한지 9개월여만에 100만 가입자를 넘기며 다른 경쟁 플랫폼보다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는 KT, SK브로드밴드, 통합LG텔레콤 3개 사업자가 각각 가입자를 2배 가량씩 늘리며 공격적인 영업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대기업으로 브랜드 이미지와 강력한 통신 결합상품 경쟁력을 가진 IPTV 업체들은 기존 유료방송 업체들의 강력한 적수다. IPTV는 아직 실시간 채널에서 케이블·위성방송에 밀리는 편이지만, KT가 쿡TV 스카이라이프로 100여개 채널과 9만여편의 주문형비디오(VOD)를 제공하는 등 본원적인 경쟁력도 높이고 있다.


유료방송 업계의 한 관계자는 “올해 정부의 디지털 전환 가속화와 함께 아날로그방송 가입자들이 디지털방송으로 속속 바꿔 가입할 것”이라며 “각 방송 사업자들도 요금경쟁 등 디지털방송 가입자를 잡기 위한 치열한 싸움을 벌일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postman@fnnews.com권해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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