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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쿠버올림픽] 한국팀 첫 메달 이승훈 “종목 전환 마음고생 털었다”

이지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0.02.14 11:10

수정 2010.02.14 10:39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남자 5000m에서 은메달을 따내면서 한국 선수단의 1호 메달리스트로 이름을 올린 이승훈(22·한국체대)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동계유니버시아드에서 3관왕에 올랐던 쇼트트랙 기대주였다.

8살 때 누나와 함께 취미로 스케이트를 배운 이승훈은 신목고등학교 시절부터 쇼트트랙 선수로 이름을 날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경쟁이 치열한 쇼트트랙 무대에서 올림픽 무대를 밟고 싶었던 꿈은 안현수(25·성남시청)와 이호석(24·양시청) 등 쟁쟁한 선배들의 벽에 늘 막혔고 지난해 4월 쇼트트랙 대표 선발전에 탈락하고 난 뒤 고심 끝에 종목 전환을 결정했다.

초등학교 시절 스피드 스케이팅을 하긴 했지만 중학교 때부터 주니어, 시니어 대표팀을 거치며 쇼트트랙 선수로 엘리트 코스를 밟았던 그에게 스피드 스케이팅은 사실상 생소했던 분야.

하지만 지난해 여름 굵은 땀방울을 흘린 끝에 10월 제 44회 전국남녀 종목별 빙상선수권대회 겸 2009∼2010 월드컵 파견 선수 선발대회 첫날 남자부 5000m에서 우승을 차지해 당당히 대표팀에 뽑히면서 꿈에 그리던 올림픽 출전의 기회를 잡았다.

이승훈은 이후 월드컵 시리즈에 출전하면서 한국 신기록을 계속 깨는 등 공식 대회를 치르면서부터 기록 행진을 벌였다.
대표 선발전에서 태릉국제스케이트장 코스레코드를 세웠고 처음 나선 2009∼2010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컵 2차 대회에서 6분14초67을 세우며 4년 묵었던 한국 기록을 갈아치우는 등 심상치 않은 국제무대 데뷔식을 치렀다.


그리고 생애 첫 동계올림픽 무대에 선 이승훈은 6분16초95의 기록으로 스벤 크라머(네델란드·6분14초60)에 2초35 차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승훈은 “종목을 바꾼다고 뭐가 바뀌겠느냐는 시선 때문에 마음 아팠는데 종목을 바꾸면서 겪었던 마음고생을 한방에 날렸다”며 “기대 이상의 성적을 내서 기쁘다”고 함박웃음을 지었다.

/easygolf@fnnews.com이지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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