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교육일반

총장 연임,학자보다 ‘CEO형’이 대세

노정용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0.02.15 15:52

수정 2010.02.15 15:52

사립대를 중심으로 '최고경영자(CEO)형 총장'이 대학 발전을 이끌면서 잇따라 연임에 성공하고 있다.

15일 대학가에 따르면 지난해 2월부터 현재까지 최근 1년여간 현 총장이 재선임된 대학은 한국외대·전주대·경원대·덕성여대·서울여대·청주대·광주여대 등 10곳에 달한다.

일반적으로 대학 총장들은 '학자형 총장'이 대세였다. 그러나 이제는 '학자'보다는 대학의 면면을 실질적으로 관리하는 'CEO'가 큰 흐름을 이루면서 기업 CEO가 그렇듯 대학 총장 역시 장기적인 비전과 안목을 제시하며 학교 발전을 이끌지 못하면 연임이 어려운 게 현실.

이런 점에서 최근 연임에 성공한 한국외대 박철 총장, 전주대 이남식 총장, 경원대 이길여 총장의 리더십이 주목된다.

연임에 성공한 총장들은 한결같이 재임 중 학교 브랜드를 높이고 순위를 상승시켰다. 통상적으로 4년 임기 동안 행정을 잘 하면 학교 브랜드는 5단계 이상 상승하고 그렇지 않은 경우 10단계 이상 하락하기도 한다.


지난해 2월에는 부구욱 영산대 총장·지은희 덕성여대 총장, 3월에는 이광자 서울여대 총장, 8월에는 이길여 경원대 총장, 9월에는 오장원 광주여대 총장, 12월에는 김윤배 청주대 총장 등이 또 한 번의 임기를 시작했다. 올해도 지난달 23일 이천수 대진대 총장을 시작으로 다음달에는 박철 한국외대 총장·정상운 성결대 총장, 4월에는 이남식 전주대 총장이 새 임기를 맞는다.

특히 영산대 부구욱 총장, 서울여대 이광자 총장, 전주대 이남식 총장은 개교 이래 처음으로 3차례나 중임하며 학교 발전을 이끌고 있다. 3월에 재임 2기를 맞는 한국외대 박철 총장과 지난해 2월 임기를 시작한 덕성여대 지은희 총장은 개교 이래 처음으로 연임 총장이란 점에서 눈길을 끈다.

전주대 관계자는 "개교한 지 46년 이상이 지났지만 총장이 3차례 연임하는 경우는 이남식 총장이 유일하다"며 "그가 시대 흐름를 잘 읽고 혁신적인 학사행정과 교육환경 개선을 통해 학교 발전을 이끈 노력의 결과로 생각된다"고 밝혔다.

과거와 달리 총장들의 재선임이 급증하는 것은 역량 있는 리더가 장기적인 안목으로 학교 발전을 이끄는 게 바람직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기 때문 등으로 분석된다.
비전 수립부터 실현까지 전 과정을 한 총장이 체계적으로 진행하는 게 대학 발전에도 효과적이라는 것.

실제 캠퍼스 조성이나 학과 신설 등 대학 발전과 관계된 대학 경영은 단기간에 이룰 수 있는 게 아니라 먼 미래를 내다보고 강력한 리더십을 통한 구성원의 이해관계 조정 및 화합 등이 필요하다.

한국외대 박철 총장은 "오늘날 대학은 살아남느냐, 죽느냐를 고민할 만큼 기업 못지 않게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제 총장은 조직을 잘 이끌어 나갈 수 있는 역량과 리더십으로 무장하고 학교의 생존·발전을 위해 쉴 새 없이 뛰고 헌신해야 한다"면서 "경험과 열정을 지닌 총장이 대학의 장기적인 비전을 효과적으로 실현해 나갈 수 있다는 점에 재선임의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noja@fnnews.com 노정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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