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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FRS 여파 부실채권시장 ‘흔들’

안대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0.02.16 07:15

수정 2010.02.15 21:06

기업 구조조정과 국제회계기준(IFRS)의 영향으로 은행권 부실채권(NPL) 시장에 지각변동이 예고되고 있다.

우선 올해 3조원에 가까운 은행권 부실채권 공모 자산유동화증권(ABS) 발행 시장이 IFRS의 영향으로 사라지는 대신 지난해 은행권의 기업 구조조정과 관련해 기업회생 및 워크아웃채권 등 NPL물량은 4조∼10조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15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올해부터 은행권의 NPL공모 ABS 발행이 어려워진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IFRS 도입으로 은행권의 NPL공모 ABS 발행에 따른 부실채권 처리가 힘들게 됐고 일반 기업도 자금조달 목적으로 ABS 발행시 재무제표상 부채비율이 높아질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그동안 부실채권 상각 효과로 NPL을 ABS로 털어냈던 은행권은 IFRS라는 강화된 회계기준 적용으로 더이상 상각효과를 볼 수 없게 된 것이다. 은행권 NPL 관계자는 "NPL ABS 발행 시장이 올해는 사라질 것"이라며 "그동안 공모 ABS를 통해 NPL을 처리해온 은행권과 이에 따른 수수료를 취득해온 증권사들에 비상이 걸렸다"고 밝혔다.
따라서 은행권은 앞으로 NPL 유동화 대신 자산관리공사(캠코)나 연합자산관리(유암코) 등에 NPL을 직매각해야 한다.

연간 3조∼4조원의 시장이 사라지면서 그동안 NPL ABS를 통해 부실채권을 털어내온 국민, 농협, 기업은행 등도 올해부터는 직매각 방식으로 돌아서야 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부실채권 정리를 위해 은행권은 4조683억원어치의 NPL ABS를 발행했다. 지난해 국민은행은 KB 제12차 특수목적회사(SPC)를 설립해 5700억원 규모, 농협중앙회는 6800억원, 기업은행은 1조3000억원 규모를 각각 NPL ABS로 유동화시켰다. 이중 IFRS의 영향을 받는 공모 물량은 은행권만 3조1000억원가량이 된다.

한편 중소기업 구조조정에 따른 NPL 매각 물량이 급증할 전망이다. 기업회생, 워크아웃 채권이 쏟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삼정KPMG 유경재 상무는 "출구전략이 진행되면 기업 구조조정 채권이 더 늘 수 있다"며 "4조원에서 최대 10조원도 더 웃돌 것"이라고 밝혔다. 이밖에 고용 시장 경색에 따른 가계대출 연체율 상승, 경기 회복 지연 등의 효과로 NPL 발생은 더 늘어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미 캠코는 구조조정기금을 통해 연중 15조원가량의 부실채권 인수를 계획하고 있으며 저축은행 등 2금융권도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의 대안 투자처로 NPL 투자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이미 지난해 진흥, 현대스위스, 솔로몬, 토마토 저축은행 등은 각 은행들이 내놓은 1조원 규모의 NPL 입찰전에 대거 참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유암코는 기업회생·워크아웃채권 등 특별채권 중심으로 대거 매입을 기대하고 있다.


유암코 관계자는 "구조조정 채권, 회생기업 등 30여개 기업을 추려 현재 상반기중 3000억원가량의 NPL을 인수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powerzanic@fnnews.com 안대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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