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EU “추가 긴축 필요” VS 그리스 “먼저 지원을”

서혜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0.02.16 15:52

수정 2010.02.16 15:49

유로화를 공동으로 사용하는 유로존 16개국은 15일(현지시간) 재정적자 감축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경우 추가 조치를 약속해야 지원해주겠다며 그리스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였다. 그리스 정부는 이에 대해 정면으로 반박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유로존 재무장관들은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유로존 재무장관회의인 유로그룹회의를 갖고 3월 중순 제출되는 그리스의 재정감축 목표가 부적합하다고 판단될 경우 그리스가 추가 조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리스 정부는 앞서 국내총생산(GDP)의 12.7%에 이르는 자국 재정적자 규모를 올해 8.7%로 낮추겠다고 약속했으며 3월16일까지 구체적인 실행안을 제시해야 한다.

장 클로드 융커 유로그룹 의장은 이날 유로그룹회의를 주재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그리스 정부의 재정감축 노력이 만족스럽지 않을 경우 유럽연합(EU)은 그리스가 추가 조치를 취하도록 강제할 것”이라며 “추가 조치에 관한 투표가 있을 경우 그리스는 투표에서 제외될 것”이라고 말했다.

융커 의장은 “재정 건전성을 회복하는 것은 그리스의 책임이며 추가적인 조치가 요구될 때 단호해야 하는 것은 유로존의 책임”이라며 지원에 앞서 그리스가 자체적으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프랑스의 크리스틴 라가르드 재무장관은 이날 “그리스는 (재정 감축안을) 실제로 이행해야 한다”며 “우리는 백지수표를 써줄 순 없다”며 그리스를 압박했다.

이에 대해 게오르기 파파콘스탄티누 그리스 재무장관은 “그리스 정부는 재정적자 문제에 대해 충분히 조치를 취하고 있다”며 추가 재정감축 요구를 거절했다.

그는 “우리는 타이타닉호의 진로를 바꾸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하루 아침에 이루어 질 수 없다”며 EU가 자국에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는 것에 대해 볼멘 소리를 냈다.

파파콘스탄티누 장관은 “단계적으로 약속한 것을 행동에 옮기고 있는 중이며 만약 추가적인 재정정책이 필요하다면 우리가 조치를 취할 것”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날 CNN방송과 인터뷰에서 “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고 재정 감축안을 시행하기 위해서는 시간과 유로존의 적극적인 지지가 필요하다”며 그리스에 대한 지원을 호소했다.


한편, 이날 유로그룹 회의에서 그리스에 대한 구체적인 지원안은 공개되지 않았다. 융커 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그리스 구제 조치가 공개적으로 논의되는 것은 현명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이유를 설명했다.


그리스에 대한 구체적인 지원안이 마련되지 않았다는 소식으로 이날 그리스의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3.05%를 기록하며 급등했다.

/sjmary@fnnews.com서혜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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