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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누르자 車 시동이 ‘부릉’

이구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0.02.17 06:20

수정 2010.02.16 22:48

【바르셀로나(스페인)=이구순기자】 내년부터 르노삼성의 SM5 이상 중형차에 SK텔레콤의 첨단 이동통신 원격제어장치가 적용된다. 이 장치를 이용하면 스마트폰으로 집 밖에 세워둔 차를 원격으로 시동을 걸 수 있음은 물론 차량의 위치와 엔진상태, 검사·수리일정 등을 스마트폰으로 일목요연하게 파악할 수 있다. 이러한 이동통신 융합사업은 전 세계 이동통신 서비스업체들이 공통적으로 고민하는 분야여서 SK텔레콤의 시장 선점 효과가 기대된다.

SK텔레콤 하성민 이동통신사업부문(MNO CIC) 사장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18일까지 나흘간 열리는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10’에서 15일(현지시간) 기자들과 만나 “내년에 생산되는 르노삼성의 중형급 이상 자동차에 SK텔레콤의 MIV(Mobile In Vehicle) 상용서비스를 시작하기로 했다”며 “이미 르노삼성의 생산라인에 MIV 적용계획이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SK텔레콤은 이처럼 스마트폰의 응용프로그램(애플리케이션)으로 각종 MIV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차량 생산단계에 MIV 단말기를 내장하는 사전형성시장(Before Market) 사업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MIV…원더풀” 유럽진출 시도

이날 행사장에서 관람객들은 SK텔레콤 직원이 스마트폰으로 전시관 밖에 있는 차량의 시동을 걸고 차량의 고장상태를 점검하는 장면을 생생한 화면으로 보여주자 연방 “원더풀!”을 외쳤다.


MIV는 이동통신과 자동차의 융합서비스로 스마트폰을 이용해 실시간 교통정보 같은 초보적인 서비스부터 원격시동, 원격검진, 차량위치 확인 같은 첨단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 이동통신망을 이용하기 때문에 휴대폰이 되는 지역이면 어디서나 주인과 차량 간 통신을 통해 원격으로 컨트롤할 수 있다. SK텔레콤은 이미 중국에서 차량도난방지와 도난차위치확인 같은 서비스를 제공 중이며 올해 중국에서만 2000억원가량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르노삼성과 협력이 SK텔레콤의 최대 산업생산성증대(IPE) 상용화 사례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 이번 사업으로 외국 고급차에만 적용됐던 첨단 차량서비스가 국내에서도 본격화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MIV는 △자동차의 엔진·브레이크 등 구동장치 이상 유무 및 유류·오일류 체크 △도어·트렁크·전조등·후미등 각종 부대장치를 제어할 수 있는 차량 진단제어서비스 △차량 감시 및 도난 추적이 가능한 안전보안서비스를 휴대폰 하나로 모두 할 수 있게 해 준다. 또 무선인터넷만 연결돼 있으면 휴대폰에 있는 콘텐츠를 자동차의 AV장치에 연결해 재생할 수 있는 엔터테인먼트 서비스도 가능하다. 지금까지 텔레매틱스는 실시간 교통정보 확인 정도에 그쳤지만 이동통신 기술과 만나면서 본격적인 원격제어 시장으로 커지고 있다. 세계적으로 차량 원격제어 시장은 2010년에 154억달러, 2020년에는 704억달러(약 85조원)로 커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SK텔레콤은 하성민 MNO CIC 사장은 “MWC 2010 출품은 MIV를 비롯한 SK텔레콤의 IPE사업을 유럽에 선보인다는 의미가 있다”며 “유럽의 여러 파트너와 사업협의를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모바일 3D TV도 올해 ‘개화’

SK텔레콤은 3월 중 모바일 3차원(3D) TV도 선보인다. 팬택이 내놓을 3D화면 휴대폰으로 자회사인 TU미디어의 위성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을 볼 수 있게 할 예정이다.
하 사장은 “SK텔레콤이 개발한 3D변환 칩을 끼워 넣으면 작은 비용으로도 2차원(2D) 영상을 3D로 바꿀 수 있다”며 “방송사들이 모든 콘텐츠를 3D로 제작하기 전까지는 기존 2D 영상을 3D로 전환하는 기술이 3D산업 발전을 주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영화 ‘아바타’의 성공으로 3D가 전 세계의 관심거리로 떠올랐지만 3D 콘텐츠가 턱없이 부족한 현실에 적용할 수 있는 IPE기술이라는 게 하 사장의 설명이다.


하 사장은 “3D영상변환 칩은 휴대폰뿐 아니라 가정용 TV에도 적용할 수 있는데 이미 국내 TV 제조업체와 칩 공급에 대한 협의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cafe9@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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