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스포츠일반

[밴쿠버올림픽] 이승훈,1만m 올림픽 신기록으로 금메달

이지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0.02.24 08:34

수정 2010.02.24 13:49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5000m에서 한국 선수단에게 첫 메달을 안겼던 이승훈(22·한국체대)이 1만m에서 올림픽 신기록으로 우승을 차지하며 한국 스피드스케이팅 역사에 또 하나의 이정표를 세웠다.

이승훈은 24일(한국시간) 캐나다 리치먼드 올림픽 오벌에서 열린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만m에서 12분58초55로 결승선을 통과하는 경이적인 레이스 끝에 올림픽 신기록으로 금메달을 차지했다. 2위는 13분02초07을 기록한 러시아의 스코브레프가 차지했고 동메달은 13분06초73을 기록한 2006 토리노동계올림픽 1만m 금메달리스트 봅 데용(네덜란드)에게 돌아갔다.

지난해 여름 쇼트트랙에서 스피드스케이팅으로 전향한 이승훈에게 1만m 출전은 불과 세 번째 경기.

하지만 이승훈은 지난 1월 일본 홋카이도 오비히로에서 열린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자신이 세웠던 한국기록이자 아시아신기록인 13분21초04를 불과 45일만에 21초49나 단축시키는 놀라운 상승세로 세계 정상에 우뚝 섰다.

16명의 참가선수 중 5조 인코스에 편성돼 네덜란드의 반 데 키에프트 아르젠과 함께 레이스를 펼친 이승훈은 초반부터 여유가 넘쳤다. 400m 트랙을 25바퀴나 돌아야 하는 ‘빙판의 마라톤’에서 첫 바퀴를 돌면서 앞서 1위였던 노르웨이의 스베레 하우글리의 기록을 0.69초 앞당긴 이승훈은 2000m 지점에서는 2초나 앞섰다.


가속이 붙은 이승훈은 이후 한 바퀴를 돌 때마다 하우글리의 기록을 1초씩 앞당겼고 절반을 넘어선 5200m 지점에서는 10초22나 단축하며 같이 뛴 아르젠을 반바퀴 차이로 따돌렸다. 마지막 바퀴를 돌 때에는 같이 뛴 선수를 1바퀴 이상 추월하며 7년 묵은 올림픽 기록(12분58초92)을 0.37초 앞당기는 올림픽 신기록으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레이스를 마친 이승훈에게 남은 것은 라이벌 선수들의 기록 뿐. 봅 데 용이 13분06초73로 결승선을 통과하며 동메달을 확보한 이승훈은 마지막 주자로 나선 이번 대회 5000m 금메달리스트인 스벤 크라머(네덜란드)가 코너를 돌다 오른쪽 스케이트가 아웃 코스를 침범하는 실수로 일찌감치 금메달을 확정지었다.
크라머는 이승훈보다 4초 가량 빨리 결승선을 통과했지만 코스 침범으로 결국 실격되자 선글라스를 집어던지며 링크를 떠났다.

지난 14일 남자 5000m에서 은메달을 차지했던 이승훈은 이로써 모태범(21·한국체대)에 이어 한국 스피드스케이팅 사상 두번째로 2개의 메달을 목에 거는 영광의 주인공이 됐다.


한국은 최단 거리인 남녀 500m를 석권한 데 이어 최장거리인 1만m까지 휩쓸며 이번 올림픽을 통해 스피드스케이팅 최강국으로 부상하게 됐다.

/easygolf@fnnews.com이지연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