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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주가 만난 아트人] ⑥ 2010부산비엔날레 이두식 운영위원장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0.02.25 16:25

수정 2010.02.25 16:24

▲ 부산비엔날레 이두식 운영위원장은 서울과 부산을 매주 오가며 4년째 생활하고 있다. 2008년에 이어 2010 부산비엔날레 운영위원장에 재선출된 이 위원장은 "기존 비엔날레가 새로운 미술에 주안점을 두었다면 올해는 대중과 소통을 꾀하는 비엔날레로 미술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잔치를 펼치겠다"고 말했다.


2010 부산비엔날레 이두식 운영위원장(63·홍익대 미대교수)을 만난 지난 24일은 '대한민국이 기분좋은 날'이었다. 이날 밴쿠버 올림픽에서 이승훈 선수가 금메달(1만m)을 땄고 피겨스케이팅 1위를 차지한 김연아는 최고의 연기력을 선보이며 세계 신기록을 다시 세웠다. 여기저기서 함박웃음이 터졌고 바짝 다가온 봄 기운에 사람들은 들뜬 모습이었다.


서울 인사동 통인화랑에서 만난 이두식 운영위원장도 환한 미소가 가득했다. 도예가인 아들 이하린의 개인전에 참석한 이 위원장은 전시장을 찾은 선후배들과 담소를 나누며 아들이 작품을 열심히 한다며 기뻐하는 표정이 역력했다.

그는 요즘 "몸이 두개라도 모자랄 지경으로 정신없이 바쁘다"고 말했다. 지난 2년간 내내 부산비엔날레 운영위원장으로 매주 서울과 부산을 왔다갔다하며 생활한다고 했다. 이 위원장은 지난 19일 부산에서 서울로 올라와 부산비엔날레 1차 기자간담회를 열었고 23일 부산으로 내려가 비엔날레 정기총회에 참석하고 24일 서울로 올라왔다. 25일, 26일도 서울과 부산에서 그가 주도하는 모임이 이어진다.

'용감한 사람에게 결코 불가능이란 없다'고 했던가. 이 위원장은 인기작가이면서 '미술 행정가' '미술계 마당발'로도 유명하다. 그동안 역임한 직함만 100여개가 넘는다. 특히 커다란 덩치, 자타 공인 패션감각을 자랑하며 가는 곳마다 '최초'라는 기록을 남긴다. 40대 후반에 한국미술협회 최연소 이사장을 역임했고 배구 사랑이 남달라 대학 배구연맹 회장도 맡기도 했다. 또한 '아시아 지역 화가로는 유일하게 그의 작품 '축제'가 이탈리아 로마 플라미니오역에 가로 8m 벽화로 설치됐고 2003년 베이징미술관 컬렉션 이후 2008년 상하이시 정부가 한국 작가론 처음으로 10년간 아틀리에를 무상으로 제공하기도 했다. 그동안 개인전만 63회를 가졌고 한해 평균 국내외에서 60여회 그룹전을 치른다.

환갑이 훨씬 지났지만 왕성한 활력으로 미술계를 움직이는 이 위원장의 올 한 해 최고 목표는 "부산비엔날레 성공 개최"라고 강조했다.

―2010 부산비엔날레 운영위원장에 재선출됐다. 이유는 무엇인가.

▲연임은 이례가 없다는 말도 들었다. 전시를 주최하는 부산시에서 판단했다고 한다. 2008년 비엔날레 당시 예전에 비해 관람객 수가 늘었다. 실제로 유료 관람객 수가 엄청나게 늘었다.(2008년 유료 관람객은 17만5504명으로 2006년에 비해 45% 증가했다.) 또한 외국인 미술관계자, 기자, 평론가들이 많이 방문했다. 주변 호텔이 외국인들로 꽉 찼었다. 당시 부산이 국제·물류·해양도시로 부각되는 시점에서 부산비엔날레를 전 세계에 알린다는 목표로 각국 미술가들과 접촉하고 다양한 네트워크를 활용한 점이 긍정적 요소로 작용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국제적 네트워크의 확대, 지역 미술발전을 위한 교두보를 마련하는 등 부산비엔날레의 국제적 위상과 안정적 발전을 위한 적임자로 평가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발로 뛰는 운영위원장'이란 이미지가 강하다. 위원장이 온 후 후원 협찬이 늘었다고 한다.

▲부산비엔날레 총예산은 40억원이다. 광주비엔날레(80억원)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하다. 기업인들에게 매달렸다. 그동안 인맥-동호인들을 총동원했다. 경제가 어렵다 하지만 미술문화는 기업의 이미지를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이다. 올 후원협찬 목표는 10억원이다. 힘들긴 하지만 무조건 부딪치고 본다. 비엔날레의 원활한 운영을 위해 조직위 사무국 모두 한 팀으로 열심히 뛰고 있다.

―'미술 행정가'로 유명하다. 조직운영에서 가장 중요시하는 것은.

▲ 2010 부산비엔날레 포스터. 진화와 관련된 이야기를 다양한 형태의 펼쳐진 그림으로 형상화했고 '진화속의 삶' 엠블럼은 친숙한 느낌의 손글씨로 만들었다. 디지털시대 감성적인 시각적 효과로 차별화해 눈길을 끈다는 평가다.

▲운영위원장의 역할은 팀워크의 리더, 주장선수다. 인화문제를 가장 중시한다. 전람회 기간 도슨트부터 큐레이터 등 150∼200명이 한몸으로 움직인다. 탄탄한 팀워크는 어떤 조직이든 성공으로 이끈다. 누구 하나 소외감을 느끼지 않도록 동참을 유도하고 있다. 또한 결재권자로서 직원채용부터 현장에서 뛰는 설치미술 노동인력까지 전부 결재하고 관리한다. 진짜 정신없다. 올해도 개인전 러브콜이 이어지지만 미루고 있다. 6월부터는 부산에 박혀 팀원들과 밤낮을 함께할 것이다.

―운영위원장의 보람은 무엇인가.

▲우선 4년 전보다 부산시에서 미술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는 점이다. 갤러리도 많아졌고 미술행사에 관람객도 부쩍 늘었다. 부산비엔날레가 널리 알려지고 비엔날레 때문에 미술에 관심이 많아졌다고 할 때 보람을 느낀다. 하지만 시민들이 비엔날레는 어렵다고 한다. 때문에 2010 비엔날레는 대중과의 소통에 더욱 주력하고 있다. 본 전시 외에 일반인들의 관람을 위해 하이퍼리얼리즘 작품전을 열고 부산 지역 갤러리와 연계, 갤러리페스티벌도 펄칠 것이다. 미술을 부담 없이 접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겠다.

―2010 전시 주제 '진화속의 삶'은 어떤 내용인가.

▲진화 하면 떠오르는 다윈과는 관계없다. 오히려 '인간의 지적인 진화'에 집중했다. 개별적 삶을 살고 있지만 동시에 인류의 진화는 계속되고 있다. 그러나 어느 누구도 그 진화가 어디로 향해 가는지 알지 못한다. 아주마야 다카시 전시감독 기획 하에 우리가 오늘날 살아가고 있는 예술과 사회, 세계 역사 그리고 미래 사이의 관계를 통찰해보고자 한다. 현재 베트남, 터키, 영국 작가 등 7명을 선정했고 3월께 작가 섭외는 완료될 것으로 본다.

―2008 부산비엔날레와 다른 점은.

▲기존 3개 전시를 통합했다. 예산절감 효과도 있다. 전시 규모에 대한 강박관념을 탈피하고 전시의 통일성과 일관성 확보를 위해 3개 전시감독을 1명으로 하는 총감독 형태로 추진한다. 1인 전시감독체제 하에 기존 현대미술전 바다미술제 부산조각프로젝트의 전시가 이뤄진다. 실외 작품도 조각공원을 조성했던 과거 형식에서 벗어나 부산의 랜드마크 역할을 할 수 있는 소수의 대형 작품을 설치할 예정이다. (2010 부산비엔날레는 오는 9월 11일부터 11월 20일까지 71일간 부산 시립미술관, 수영요트경기장 계측실, 광안리해수욕장 등에서 열린다. 국내외 75명의 작가 135점이 출품된다.)

"왜 이렇게 오지랖이 넓냐고요? 이런 내게 정치를 권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국회의원 전혀 관심없습니다. 누구는 (미술가)하나쯤 들어가야 한다고 하는데 아직 갈 형편이 안 됩니다.

미술 현장에도 작가를 대변하는 사람이 필요합니다. 나는 작가입니다.
미술가들과 더불어 멋지게 살고 싶은 게 제 꿈입니다."

/hyun@fnnews.com 박현주 미술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