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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이 뭐길래”..이통·제조사 ‘180도 변신’

권해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0.03.04 17:50

수정 2010.03.04 17:50

“원하시는 대로 해 드리겠습니다.”

이동통신 업체들과 휴대폰 제조업체들의 스마트폰 사용자들에 대한 자세가 이전과 180도 달라져 관심을 끈다.

소비자들이 제기하는 불만사항에 대해 이통사 사장급 임원이 “적극 노력하겠다”며 공지를 띄우는가 하면 휴대폰 업체가 해명과 함께 적극 지원에 나서는 등 전향적 대응으로 바뀌고 있는 것.

이는 소비자들이 아무리 항의해도 들은 척도 않던 이전의 태도와 판이하게 달라진 모습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노키아 스마트폰의 펌웨어 업그레이드다. KT 표현명 개인고객부문 사장은 최근 자신의 트위터에 “노키아 ‘5800(익스프레스뮤직폰)’을 사용하는 고객들의 펌웨어 업그레이드 요청이 많은데 다각도로 노력하고 있다. 방안이 확정되는 대로 트위터에서 다시 알리겠다”는 글을 올렸다.


KT가 출시한 핀란드 노키아 스마트폰(모델명 5800)을 쓰는 약 5만명의 사용자들이 ‘해외에서 제공하는 최신 펌웨어를 국내에선 이용할 수 없다’며 서명운동(1만명 이상 참여)을 벌이자 표 사장이 직접 진화에 나선 것이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말 스마트폰 ‘T옴니아2’의 운영체제(OS)를 최신버전(윈도모바일6.5)으로 업그레이드해 주기 시작했다. 이달 중 ‘쇼옴니아’ 역시 윈도모바일6.1에서 한층 빠른 6.5버전으로 업그레이드할 수 있게 지원할 예정이다.

지난해 10월 T옴니아2를 출시한 SK텔레콤은 당초 12월 중순부터 OS 업그레이드가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었다. 그러나 해가 바뀌어도 업그레이드 지원계획이 나오지 않자 사용자들이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와 블로그에 불만사항을 도배하다시피 했다.

결국 묵묵부답이던 삼성전자는 “이동통신사와 관련 협의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OS 업그레이드가 늦어졌다”며 T옴니아2 및 쇼옴니아의 업그레이드 지원 일정을 밝히기에 이르렀다.

사실 지난해까지만 해도 국내용 휴대폰의 기능이 수출용보다 떨어진다는 지적이 수없이 쏟아졌지만 이 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응한 업체는 없었다. 무선랜(Wi-Fi) 기능이 좋은 사례다.

지난해 ‘햅틱아몰레드’, ‘프라다폰’ 등 해외 수출용 단말기에 무선랜(Wi-Fi) 기능이 다수 장착돼 출시됐지만 국내용 ‘햅틱아몰레드’, ‘프라다폰’ 등에선 쏙 빠져서 출시됐다.

소비자들은 국내시장용 휴대폰의 기능축소 문제에 대해 수년 간 항의를 계속했지만 휴대폰 제조사와 이동통신사들은 ‘갑을관계’ 운운하며 네 탓만 하기 일쑤였다.

그러나 올 들어 상황이 급변했다. SK텔레콤과 KT는 올해 무선랜 기능이 들어간 일반폰을 각각 25종 가까이 쏟아내면서 무선인터넷 활성화에 나서기로 했다.


이처럼 이통사와 휴대폰 업체들의 태도가 변하자 사용자들은 일제히 환호를 보내면서도 기업들의 태도가 더욱 전향적으로 바뀔 때까지 소비자 주권을 찾기 위한 활동을 지속하자며 결속을 다지고 있다.

포털사이트 네이버의 ‘노키아 사용자 모임’ 카페에서 한 사용자(별명 ‘옥타쿠’)는 “지금껏 형평성에 어긋난 서비스 등 당한 게 너무 많아 믿기 어렵지만 스마트폰 시대엔 기업들이 변할지 조심스럽게 기대해 본다”는 글을 남겼다.


한 이동통신사 관계자는 “스마트폰 얼리어댑터들은 제품의 사양과 기능, 개선점에 대해 박사라고 할 만큼 뛰어난 지식을 가지고 있다”며 “이들을 비롯해 초기 스마트폰 사용자들에게 제대로 대응하지 않으면 회사 이미지에 치명타를 입을 수 있는 만큼 최대한 신경 쓰고 있다”고 전했다.

/postman@fnnews.com권해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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