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장이 바뀐 '신(新) 하이닉스호'가 출발부터 감이 좋다. 하이닉스반도체가 '만년 인수합병 매물'이란 굴레에서 벗어나 제2의 도약을 위한 호기를 잡는 분위기다.
14일 하이닉스에 따르면 신임 최고경영자(CEO)로 내정된 권오철 사장은 매각의 '칼자루'를 쥔 채권단의 전폭적인 지지를 바탕으로 하이닉스의 도약을 위해 발빠르게 글로벌 경영에 나섰다.
또한 하이닉스 임직원들은 강한 리더십을 갖춘 '토종 하이닉스맨' 권오철 사장이 CEO로 내부 승진한 후 강한 신뢰 속에서 사기가 한껏 높아지고 있다. 여기에 메모리 반도체 가격도 지속적으로 강세를 보여 올해 2조원가량의 고수익 창출이 기대된다.
하이닉스로선 'CEO가 바뀐 후 일이 술술 풀리는' 금상첨화의 상황이 연출되고 있는 것.
권 사장이 오는 26일 열리는 하이닉스 정기 주주총회에서 CEO로 공식 확정·출범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신 하이닉스호'가 공식 출항도 전에 엔진에 시동을 건 모양새다.
■신임 CEO, 글로벌 경영 시동
권오철 사장은 지난 25일 하이닉스의 신임 CEO로 내정된 후 글로벌 경영에 잰걸음을 보이고 있다. 이는 반박자 빠른 권 사장 특유의 '스피드 경영'으로 해석되고 있다. 실제 권 사장은 해외 거래선과 제휴사 경영진과 줄줄이 만남을 추진하고 있다. 일부 해외 거래선 경영진은 권 사장에게 먼저 연락을 취해 만남을 요청했다는 것. 이에 더해 권 사장은 하이닉스의 일류화를 위해 글로벌 경영 전략에도 변화를 줄 것이란 전언이다.
■임직원 사기 충천
권 사장 내정 이후 하이닉스 임직원의 사기는 어느 때보다 높다. 권 사장은 외부 영입이 아닌, 내부 승진으로 CEO로 낙점됐기 때문. 게다가 권 사장이 하이닉스에서 요직을 두루 거치면서 경영수완을 검증받은 '준비된 CEO'란 점도 작용하고 있다. 실제 권 사장은 중국 우시 반도체 공장 설립, 비메모리반도체사업 분사, 액정표시장치(LCD)사업 매각 등 굵직한 글로벌 경영현안을 매끄럽게 처리한 수완을 발휘하면서 능력을 인정받았다.
권 사장은 잇단 매각 실패 등 악재로 인해 바닥에 떨어진 하이닉스 임직원의 사기를 끌어올리는 변화와 혁신을 추진할 것이란 기대감이 무르익고 있다.
하이닉스 관계자는 "권 사장은 신임 CEO에 가장 적합한 하이닉스 임원으로 벌써부터 사내 분위기가 좋다"며 "권 사장이 이끄는 하이닉스는 확실히 달라질 것"이라고 귀띔했다.
■반도체시장 호황도 신임 CEO 덕(?)
올 들어 호황세를 지속 중인 메모리 반도체 시황도 '권오철 사장호'에 날개를 달아주고 있다.
실제 지난 12일 반도체 시장조사기관인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3월 상반기 1기가비트(Gb) 더블데이터레이트(DDR)3와 DDR2의 고정가격은 각각 2.5달러와 2.31달러로 나타났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D램 고정가격의 강세가 유지되면서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는 것. 이어 오는 3·4분기까지 반도체 가격의 강세가 유지될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이에 힘입어 하이닉스는 올해 2조원 이상의 영업흑자를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권 사장은 누적된 수조원대 채무, 해외 경쟁사와 경쟁 가열, 신수익 창출, S사와의 기술유출 공방 등 풀어야할 숙제도 만만치 않아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hwyang@fnnews.com양형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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