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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떠난 구글,일단 홍콩서 서비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0.03.24 05:15

수정 2010.03.23 22:01

세계 최대 인터넷 검색 엔진인 구글이 중국 내 검색사업을 접는 대신 홍콩을 통해 접근할 수 있는 '우회 철수' 전략을 내놨다.

중국 정부와 갈등 끝에 결국 중국 내 사이트를 폐쇄했지만 중국시장의 성장성을 고려할 때 완전 철수보다는 여지를 남겨두는 것이 낫다는 판단에서다. 그러나 중국 정부가 구글의 철수를 강력하게 비난하는데다 홍콩을 통한 우회접속도 차단할 수 있어 향후 추이가 주목된다.

23일 블룸버그통신과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중국 정부와 갈등을 빚던 구글은 지난 22일 완전 철수 대신 우회 철수를 선택했다.

구글은 22일 공식 블로그를 통해 "구글 중국 사이트의 검색, 뉴스, 이미지 등에 대한 중국 정부의 사전검열에 대해 받아들이지 않기로 했다"면서 "구글 중국 사이트에 접속하려는 사용자들은 홍콩 사이트로 우회접속하게 된다"고 밝혔다.



인터넷상에서 구글 중국 사이트(google.cn)로 접속하면 홍콩 사이트(google.com.hk)로 자동으로 연결된다.

구글이 예상대로 중국 사이트를 폐쇄한 것은 더 이상 중국 정부에 끌려가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구글은 지난 2006년 중국 진출시 사전검열을 받아들였지만 지난해 12월 구글 G메일이 중국 해커들에 의해 공격을 당하면서 자존심이 상했다. 또 중국내 사업이 기대를 밑돌고 있다는 점도 철수를 결정한 이유로 분석되고 있다.

구글은 유럽 주요국가에서 검색 엔진 시장의 75%를 점유하고 있을 정도로 강세를 보이고 있지만 중국 내에서는 업계 1위 자리를 바이두에 내준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완전히 중국에서 발을 빼지 못한 것은 이후 사업을 고려해서다.

검색엔진시장도 그렇지만 구글이 중국시장에서 휴대폰 출시를 앞두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중국 정부와 완전히 등을 돌리는 것은 사업에 득이 되지 않는다는 판단에 따라 여지를 남겨둔 것이다.

실제 구글은 연구개발(R&D)과 광고 영업 등 중국 내 기존 사업은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구글측은 "중국 정부가 자율검열을 용인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어 현재로서는 홍콩 우회접속이 가장 합리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한다"며 "중국정부가 우리의 결정을 존중해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그러나 중국 정부가 구글의 철수를 강하게 비판하고 있어 구글의 의도대로 진행될 지 여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이날 구글이 약속을 갑자기 깨려 한다며 '완전히 부당한 행위'라고 보도하는 등 구글의 중국내 사업 철수에 대해 비난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브로드포인트 암테크의 벤 차흐터 애널리스트는 "중국 정부가 홍콩을 통한 우회접속을 막을 가능성이 커 구글의 이번 방법은 오래 지속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kkskim@fnnews.com 김기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