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요금제 아직도 왜 이리 많나요”
“홈페이지에서 요금제를 들여다봤는데…용어도 어렵지만 분류는 왜 그리 많은지…. 그냥 대리점에서 권하는 것에 가입할 수밖에 없었어요.”(최근 모 이통사에 신규 가입한 30대 초반 직장인 전모씨)
정부와 이동통신사들이 휴대폰 사용자의 혼란을 막고 선택권을 강화하겠다며 요금제를 줄이고 있지만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소비자들은 여전히 이통 대리점들이 입맛에 따라 권하는 요금제에 가입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해 9월 이통 3사가 요금제를 올해 3월까지 20∼30개로 줄여 선진국 수준으로 대폭 단순화하겠다고 했지만 사업자들은 이를 따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지난해 9월 기준 50개였던 기본요금제를 지난 1월 42개로 줄였다. KT는 157여개였던 표준요금제를 이달 들어 76개로 ‘다이어트’했다. 통합LG텔레콤은 다음 달 1일부터 59개였던 기본요금제를 40개로 줄여 가입자 모집에 나선다. 3사 모두 특정 요금제의 가입자 모집을 중단하는 방식으로 요금제를 줄이고 있다.
그러나 요금제 축소 목표치와는 거리가 먼 데다 소비자의 혼란도 여전하다. 유사 요금제가 여전히 많고 분류도 복잡하기 때문.
한 예로 SK텔레콤의 기본요금제를 보면 각각의 이름이 ‘그녀들의 T타임’ ‘폰세이브’ ‘올인원’ ‘TTL지역할인’ ‘손사랑’ 등으로 돼 있어 이름만으론 무슨 요금제인지 알기 어렵다. 여기다 각종 옵션요금제, 할인프로그램, 부가서비스를 합치면 머리가 ‘핑’ 돌 정도로 복잡해진다.
KT나 통합LG텔레콤의 요금제도 얽히고설켜 있기는 마찬가지다. 매월 일정액을 내거나 한 번만 돈을 내고 가입할 수 있는 이통 3사의 부가서비스는 각각 수백종에 이르는 실정이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SK텔레콤이 이달 도입한 초단위 요금체계 역시 하나의 요금제로 생각해 가입해야 하는 건지 묻는 사람이 많다”며 “이통사들의 요금제가 여전히 어렵고 분류도 복잡하기 때문에 나오는 현상”이라고 꼬집었다.
이통사들도 불만이 없는 건 아니다. 그동안 소비자의 선택권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요금제를 내놨는데 지난해 방통위가 간소화를 권고하면서 전산시스템까지 교체해 가며 기본요금제를 줄이고 있다는 것이다.
한 이통사 관계자는 “국회와 시민단체들은 무제한 무선인터넷 요금제니 정액용량 이월요금제니 계속 새롭고 싼 요금제를 요구하고 있다”며 “그렇다고 다수가 가입한 기존 요금제를 폐지할 수도 없는 일이라 골치”라고 볼멘소리를 했다.
방통위는 이통사들에 계속해서 요금제 축소를 독려할 방침이지만 소비자가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기본요금제, 선택형 요금제, 부가서비스 등을 정리하고 제대로 알리는 게 우선이라는 목소리가 높다.
/[email protected] 권해주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