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고민많은’ 금감원

강두순 기자
파이낸셜뉴스

금융감독원이 계속되는 외부세력의 견제와 내부 균열로 사면초가의 위기에 빠졌다.

금융사 조사권 문제로 갈등을 빚었던 한국은행이 출연금 납부를 거부하며 금감원을 압박한 데 이어 금융위원회가 예금보험공사에 검사 감독권 부여를 추진하면서 위상이 위협받고 있다. 여기에 최근 국민권익위원회와 감사원도 금감원을 간섭하기 시작하는 등 금융감독원 흔들기가 본격화되는 모습이다.

28일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금융위원회가 금융감독원을 '원 오브 뎀(one of them)'에 불과한 만만한 조직으로 만들기 위한 작업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며 "금감원의 힘을 분산시키는 작업이 금융위기 이후 본격화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최근 들어 금감원의 고유 기능을 간섭하는 사례가 부쩍 늘고 있는 추세다.

우선 권익위는 금감원의 고유영역인 금융감독 시스템 제도개선에 대한 간섭을 시작했다. 그동안 민원을 통해 지적돼 온 검사나 감독 및 서비스 문제들을 권익위가 직접 챙기겠다는 의도다. 감사원도 금감원 저축은행서비스국을 중심으로 '서민금융지원실태'에 대한 감사를 이달 말까지 진행한다. 특히 새마을금고, 신협 등 기타 서민금융업권은 3월 중순에 감사를 끝냈지만 금감원에 대한 감사만 일주일 넘게 연장됐다.

이와 함께 한지붕 아래 있는 금융위마저 예금보험공사에 감독·검사 기능을 부여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어서 곤혹스러운 상황이다. 김종창 금융감독원장은 최근 열린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 한국은행과 예금보험공사의 검사권을 강화해야 한다는 일부 지적에 대해 "금융회사의 감독부담을 크게 증가시켜 금융산업의 발전을 저해할 가능성이 크다"며 "동의하기 어렵다"고 이례적으로 강하게 응수했다.

이에 대해 국회 고위관계자는 "나라 경제에서 금융분야의 파워가 강해지면서 돈이 몰리는 금융회사를 콘트롤하는 금감원에 대해 이를 견제하려는 세력이 늘어나는 것"이라며 "한 예로 과거 인기가 없던 국회 정무위원회가 최근 들어 4대 인기 상임위원회로 급부상한 것만 봐도 잘 알 수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금감원 내부적으로도 구심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출범 10년째가 지났지만 은행, 증권, 보험 등 본부별로 밥그릇 싸움이 여전한 데다 임기가 1년 남짓 남은 임원들도 윗선 눈치보기에 급급해 내부 결속력 다지기가 힘든 상황에 처했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일부 임원들은 금감원을 경력관리를 위한 하나의 '디딤돌'로 여기는 경향이 있다"면서 "은행감독원 출신, 보험감독원 출신, 증권감독원 출신, 공채 출신 등 간에 출신별 혹은 본부별 갈등이 잦아지고 있다"고 토로했다.

/[email protected] 강두순 안대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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